"하이닉스를 실제 가치보다 수십억 달러나 싼 가격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은 마이크론은 `알뜰한' 기업인수꾼으로서의 명성을 올리게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본사가 위치한 아이다호주 지역신문인 '아이다호스테이츠먼(The Idaho Statesman)'지는 "마이크론 협상 잘했다(`Micron got good bargain')"는 제목의 23일자 기사에서 하이닉스[00660]-마이크론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 이런 총평을 내렸다. 이 신문은 또 "텍사스인스투르먼트 인수가 선례(Texas Instruments deal pavedthe way)"라는 별도의 기사에서 "마이크론은 98년 불황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싸게 인수한데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하이닉스 인수도 성공시켰다"고 평했다. 이는 이번 MOU 체결을 놓고 헐값매각 시비와 함께 `일방적 양보'로 일관한 채권단의 협상태도를 성토하는 국내 분위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 신문은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마이크론은 36억달러에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국제 반도체가격에 충분히 영향을 미치는 세계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회사로 부상할 것"이라며 "전세계에 걸친 마이크론의 종업원, 주주와 자회사, 그리고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평했다. 마이크론 대변인인 션 마호니(Sean Mahoney)는 "MOU 체결 하루만에 주가가 1.40달러 가량 올라 (앞으로 매각대금을 주식으로 받게될) 하이닉스는 작년 1.4분기(의이익)보다도 많은 1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며 "결국 이 딜은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는 물론 모든 이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만 현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마이크론이 `가격협상'에서는 성공했지만 `숨겨진 비용(Hidden Costs)'으로 고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댄 스코블 애널리스트는 "이 딜이 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골치아픈 일이 많을 것"이라며 "특히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공장을 폐쇄할 경우 정치적 압력을 받게될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마이크론이 고용과 해고에 관한 재량을 갖지 못한다면 적지않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회사측의 마호니 대변인은 "지난 85년 이후 한차례도 해고한 사실이없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고용이나 생산능력면에서 즉각적인 변화를 주지 않을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인수로 시장점유율을 40% 이상으로높이게 돼 반독점 문제(Antitrust Issue)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전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전반적 분위기는 마이크론이 이번 인수로 잃는 손실보다얻는 혜택이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점이 중점 거론되고 있다. 생산규모가 배로 늘어나는 만큼 효율성이 커지면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는 것. 특히 R&D 분야에 매년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마이크론으로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절실하다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수요다각화와 제품군 구성을 다양화할 수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