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뉴욕 약세를 뚫고 사흘만에 반등했다. 삼성전자가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차별화' 장세를 이끌었고 개인은 저가매수세로 방향전환을 지원했다. 코스닥지수는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하고 약세권에 머물렀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81포인트, 0.52% 높은 925.70에 거래를 마쳤다. 월요일 뉴욕증시가 기업실적 악화 우려로 급락한 데다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한 때 909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수관련 대형주의 선전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1.43포인트, 1.73% 낮은 81.02로 사흘 연속 하락했다. 80선이 위협받는 등 일중 내내 반등 모멘텀을 제공받지 못했다. 종합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지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전자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몇몇 종목에 의한 반등이고 1/4분기 실적 이후 추가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아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증시는 당분간 실적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경향이 더욱 짙어진 가운데 뉴욕증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 종목을 압축하고 매매에 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들 종목의 경우 가격부담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업종대표주, 은행 등 금융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되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뉴욕증시 안정, 수출회복 속도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 종합지수 반등은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이 일궜다. 현대차가 실적 기대감등을 받아 7% 치솟았고 국민은행,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상위 7종목이 모두 올랐다. 삼성전자는 BB율 상승 등을 반기며 4.15% 급등, 고점을 다시 높였고 케이씨텍,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 강세를 이끌었다. 채권단과 마이크론이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하이닉스는 하한가 언저리까지 떨어지며 1,000원선을 위협받았다. LG그룹주는 차익매물에 크게 밀렸다. LG전자는 전날 상승에 부담을 느끼며 8.70% 하락했고 LG카드도 9.67%로 약세를 이었다. LGEI는 거래가 정체되며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통신주는 뉴욕증시 통신주 약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나로통신, KTF, SK텔레콤, KT 등 대형 통신주가 대부분 올랐다. LG텔레콤은 2% 가량 하락했다.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384억원, 492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거래소 1,687억원, 코스닥 228억원을 처분했다. 외국인은 각각 435억원, 29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주가지수선물을 1,424계약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2,281억원 출회되며 지수관련주 움직임을 제한했고 프로그램 매수는 1,439억원 유입됐다. 차별화 장세를 반영하듯 하락종목 수가 583개로 상승종목 218개의 3배에 달했다. 코스닥에서도 571종목이 내린 반면 오른 종목은 174개에 불과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시장의 중심을 잡으며 핵심블루칩 위주의 장세가 전개됐다"며 "당분간 이 같은 슬림화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실적 발표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나 뉴욕증시 상승, 수출회복 등 뚜렷한 모멘텀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실적 위주의 압축된 매매를 하거나 잠시 관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