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째 하락하며 1,31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축적된 외국인 주식자금의 공급과 함께 역외매도세가 더해져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했다. 한때 7주중 가장 낮은 수준인 1,306.70원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하락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달러매수(롱)플레이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장 후반 반등 흐름이 강화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40원 내린 1,308.8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1월 7일 1,302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시중 포지션이 부족하지 않은 채 장을 연 환율은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과 네고물량 등으로 1,310원을 하향한 뒤 완만하게 낙폭을 확대했다. 환율 하락 분위기가 완연하자 결제수요의 등장은 뒤로 미뤄졌으며 역외세력도 보유물량을 덜어냈다. 그러나 장 후반들면서 달러의 추가공급이 없고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크게 줄자 은행권에서는 달러매도초과(숏) 커버에 나서 반등을 꾀했다. 역외세력도 매수로 돌아섰다. 하이닉스의 MOU체결은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 외국인 주식 매매동향 관건 = 추가 하락의 여력은 강하지 않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준데다 단기 급락에 대한 경계감도 살아있기 때문. 화요일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지탱되지 않으면 조정이 예상되기도 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월 포지션이 부족하지 않았으며 역외매도세가 강한 탓에 네고물량의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낙폭이 커지기도 했다"며 "장 후반 1,307원선에서 달러매수(롱)플레이에 나서 달러되사기(숏커버)를 했으며 일단 1,310원은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일 1,308원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포지션은 부족하지 않은 상태로 이월된 것 같다"며 "1,308원이 뚫리면 1,304∼1,305원까지 내려설 수 있으나 저가매수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수급상 외국인 주식자금이 1억∼1억5,000만달러 가량 나온 것 같고 역외매도가 강했으나 막판 매수로 전환했다"며 "오늘 외국인 주식순매수 강도가 약해져 내일 매매동향이 시장 분위기를 움직이면서 1,306∼1,310원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중 하락 압력 희석 =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한때 1,000억원이 넘는 주식순매수를 보였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INI스틸을 대규모 매도, 384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31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나흘째 주식순매수를 이었으나 환율 하락 압력을 넣던 순매수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면서 달러매도를 주춤이게 했다. 달러/원과의 연관성이 크게 희석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30엔 하향 돌파를 시도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말 일본 정부의 개입 우려감으로 130.31엔으로 소폭 반등한 달러/엔은 주말 G7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130엔대 유지의사를 피력해 아래쪽이 지지됐다. 개장초 130.69엔까지 강한 반등을 보인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별다른 효과를 낳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129.95엔까지 반락하기도 했으며 오후 4시 45분 현재 130.16엔을 기록중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0.40원 낮은 1,311.8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한동안 1,311원을 축으로 공방을 벌이다가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 등으로 10시 41분경 1,309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1,309원선을 횡보하다가 오전장 후반 낙폭을 확대, 1,308원선으로 내려선 뒤 11시 58분경 1,308.10원까지 저점을 경신, 같은 수준에서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60원 낮은 1,307.50원에 저점을 깨며 거래를 재개한 직후 1,307.90원으로 소폭 올랐다가 역외매도 등으로 2시 23분경 이날 저점인 1,306.7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은 저지된 채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급격한 감소와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4시 20분경 1,309.30원까지 반등한 뒤 1,308원선으로 밀리며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11.80원이며 저점은 지난달 8일 장중 1,306.50원까지 내려선 이후 최저치인 1,306.70원을 기록했다. 장중 5.1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3,2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1억3,1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800달러, 2억6,500만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308.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