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과의 MOU(양해각서)체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 일부에서는 독자생존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채권단전원의 합의가 쉽지 않을 뿐아니라 이사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기존주주들에 의해 선임된 이사들이 이번 매각협상에 반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력사업인 메모리부문을 매각할 경우 비메모리회사로 남게 되는 하이닉스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해 법적소송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보유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강행할 경우 통과를 막을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을 전망이다. 이사회를 통과해 양해각서체결까지는 가더라도 본계약체결과 주주총회를 거치는 동안에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하이닉스 노조가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실제 투쟁을 자제하던 노조는 하이닉스 이사회결의를 저지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노조는 투쟁의 강도를 한단계 높여 마이크론이 스스로 인수를 포기하게끔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은 하이닉스 메모리부문 인수시 직원도 85%이상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격렬히 반대한다면 인수를 꺼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박종섭 사장과 하이닉스 임원들은 22일 청주와 이천 사업장을 돌며 협상진행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요하는 직원들을 가라앉히는데 주력했다. 오전에는 청주및 구미 사업장의 팀장급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오후에는 이천및 서울 직원들을 대상으로 협상진행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박 사장은 이날 직원대상 설명회에서 "앞으로 하이닉스반도체 CEO(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관련기관들을 대상으로 독자생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