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 금리 하락 영향으로 소폭 하락 출발한 후 한국은행의 통안채 창구판매,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등 유동성 흡수로 수급 압박이 있었으나 하락세를 유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당초 4.1%에서 5.8%로 높여잡으며 거시경제 정책을 선진국보다 먼저 전환할 것을 권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이미 한국은행 등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였다. 1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47%를 기록했다. 이날도 3년물 국고채권 거래는 2002-1호 위주로 이뤄졌다. 이 종목도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49%로 마감했다. 6.49%로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소폭 등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5호 수익률은 7.03%로 0.03%포인트 밀렸고 통안채 2년물도 6.35%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소폭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은 0.02%포인트 하락한 7.20%를, BBB- 등급은 0.02%포인트 하락한 11.19%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사흘째 강세를 보였다. 6월물은 전날보다 0.12포인트 상승한 102.89로 마감했다. 장중 가격 변동폭은 0.07포인트에 머물렀다. 거래량은 전날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2만6,087계약에 불과했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은행이 1,306계약, 외국인이 604계약 순매수한 반면 증권사는 1,438계약 순매도했다. ◆ 한국은행 유동성 회수 본격화 = 한국은행은 이날 통안채 1년 6개월물을 금리 연 5.98%에 2조원어치 창구판매했다. 지난 16일 입찰했던 2년물 2조원을 합치면 이번 주 통안채 만기 3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한은은 여기에 RP 3일물 매각을 통해 3조원 유동성을 추가로 회수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앞서 본격적인 유동성 회수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는 월초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뒤 지난 18일 "하반기 및 내년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대두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언이 실행에 옮겨졌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리의 하락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금리는 빠르면 5월 콜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너무 많이 올랐던 게 사실"이라며 "콜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여 하락조정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 발표되는 경제 지표 또한 금리 급등을 유도할 만큼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4월 수출이 당초 전망보다 낮은 전년대비 7∼8%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구용욱 연구위원은 "지난해 수출 감소 추이를 고려하면 올 4월 수출증가율이 산업부장관의 예상을 깨고 두자리수로 늘더라도 실제 수출량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를 상승세로 돌려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은 지난해 3월 1.8%의 비율의 감소세로 전환한 후 4월 들어 감소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급감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금리 하락 분위기가 이어지더라도 하락세는 제한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현재 가격에 대해 방향성을 갖는 투자자는 없다"며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6.45∼6.55% 박스권 움직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용욱 연구위원도 "현재가 하락기조는 아니다"며 "상승 도중에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