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깜짝 실적(Earning surprise)'에 대해 증시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 19일 삼성전자는 약세로 출발해 오전 10시께 '영업이익 2조1천억원'이 전해지자 급반등세를 보였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1만5백원(2.58%) 하락한 39만6천원. 증시전문가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미 상당부분 반영된 데다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란 점이 차익매물을 불렀다"고 풀이했다. 특히 기관의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최영권 동양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재료노출이라고 판단한 국내 기관들이 일부를 차익실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사자'로 대응했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당초 외국인의 예상치(영업이익 1조8천억원)보다 훨씬 좋게 실적이 발표되자 상당히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면서 "실적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장기투자 펀드들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예상보다 큰 규모라고 덧붙였다. 메릴린치 관계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량기업의 실적개선이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D램가격의 추이와 하이닉스반도체의 협상결과 등이 주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우종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우려대로 D램가격이 올 2.4분기 약세를 보이더라도 삼성전자는 완벽한 사업구조(반도체 정보통신 가전)를 갖고 있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D램가격은 1분기보다 5∼10%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원가절감률 등을 고려하면 D램쪽에서도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합병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공급물량 축소로 인해 삼성전자가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대우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신영증권은 이날 2년내 목표가격으로 1백만원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