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번주 나흘째 하락하는 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연일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분위기는 하락쪽으로 잡혀있다. 결제수요 등도 반등 요인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50원 내린 1,313.20원에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30일 1,311원 이래 가장 낮았다. 지난 12일 연중최고치인 1,332원에서 나흘동안 무려 18.80원이 빠졌다. 단기 급락에 따른 경계감이 짙었던 오전장에 비해 오후장은 달러매수세가 취약해지면서 손절매도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이 공급됐으며 오전중 달러매수(롱)플레이를 하던 일부 은행권에서 손절매도에 나섰다. 달러매도에 따른 커버수요가 있었지만 매수 요인이 없었다. ◆ 1,310원 지지력 테스트 = 환율 방향은 아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량 공급여부와 당국의 개입여부에 신경을 쓰면서 지난 1월초 이후 처음으로 1,31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단기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있지만 엔/원 환율이 큰 부담이 없다"며 "외환당국도 물가를 감안하면 개입에 나설 구실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도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이틀 급락으로 쉽게 1,310원이 깨기보다는 1,310∼1,315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수급이 어느 정도 팽팽하게 유지되면서 시장은 약간 롱상태이거나 균형"이라며 "분위기상 쉽게 올라갈 그림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일 적어도 1억원 이상의 주식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보이고 단기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있으나 생각보다 달러사자 주문이 취약하다"며 "아래쪽으로 흐르겠지만 추격매도에 부담은 있어 1,310원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하락 마인드 강화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2,000억원 이상의 매수우위를 기록, 달러매도(숏)마인드를 강화했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49억원, 309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켜 달러 공급요인도 함께 축적됐다. 전날 뉴욕에서 130.63엔을 나타낸 달러/엔 환율은 이날 큰 폭의 등락없이 보합권에서 주로 움직였다. 달러/엔은 런던에서 추가로 낙폭을 확대, 오후 4시 55분 현재 130.38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이 '엔화 강세에 대한 불편함'을 언급하며 130엔대 수준의 환율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으나 달러/엔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낮게 출발, 역외매도와 네고물량 등으로 서서히 되밀리면서 9시 59분경 이날 저점인 1,314.1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낙폭과다 인식에 따른 저가 결제수요, 달러되사기(숏커버)로 환율은 10시 27분경 이날 고점인 1,316.5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물량 공급, 외국인 주식순매수 확대 등에 반락한 환율은 1,315원선을 거닐다가 1,315.1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15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네고물량, 달러되팔기(롱스탑) 등으로 한단계 몸을 낮춰 2시 46분경 1,314.30원까지 밀렸다. 한동안 1,314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과 손절매도가 어우러지며 낙폭을 확대, 3시 48분경 1,312.50원까지 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1,312∼1,313원을 오가면서 횡보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16.50원이며 저점은 1,312.50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4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1,8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500달러, 2억8,98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314.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