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이틀째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이며 시장의 강세흐름을 이끌었다. 전일 삼성전자에 매수세를 집중시켰던 외국인은 18일에는 금융주에 대한 매수강도를 높였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1천8백44억원에 달했다. 이중 1천2백억원 이상이 은행 보험 등 금융주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정보기술) 대표주와 금융주 내수우량주 사이를 순환하는 외국인 매수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익모멘텀을 지닌 업종대표주를 선호하는 외국인 성향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국민은행 주식을 4백29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대구은행 삼성화재 현대백화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외국인은 지난 17일에는 삼성전자(1천2백33억원) 삼성전기(4백17억원) 현대자동차(3백55억원) 국민은행(2백30억원) 기아자동차(1백24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었다. 17,18일 이틀 동안 외국인은 전기전자·금융·유통업종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수종목은 올 1분기 실적이 뚜렷이 호전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태도는 글로벌 IT기업의 주가 흐름과 맥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전일 미국 나스닥 및 유럽증시 기술주들의 반등이 단기간 지속가능할 확률이 높은 의미있는 반등이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대만시장에서도 파운더리 업체 위주로 사상 최대의 외국인 순매수가 있었던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은행 보험 등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의 기대감도 높다. 은행주는 구조조정(M&A)의 재료가 재부각되고 있는데다 가장 먼저 조정을 받았다는 이점도 있다. 은행업종지수는 이날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231.94의 신고가를 기록,추가 상승 전망을 밝게 했다. 지수 자체가 지난 99년 대우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장동헌 SK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내수부문의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은 유통업 등 서비스 업종도 성장산업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분포가 다양하지만 실적을 확인하고 들어오는 외국인의 투자성향을 감안할 때 19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에도 IT주와 금융주 위주로 외국인의 긍정적인 접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수 900 위에서 1,000고지를 향하는 과정에서는 전기전자 금융주 중심의 업종대표주에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