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7일(이하 현지시간) FRB가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시사는 FRB가 오는 8월 이전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월가의 관측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 지난 40년 사이 가장 낮은 1.75%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간의 (경기 촉진을 위한) 수용적인 통화 정책이 물가안정 기조유지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당분간 인플레가 진정 조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관련해 FRB가 확고하고 지탱 가능한 경기 확산을 자신할 수 있을 때까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사실상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최근의 경기 지표들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경제의 핵인) 기업 투자와 개인의 최종 수요가 확실히 살아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이 단기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의 유가 강세가 개인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유가가 지난 몇주간의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그 충격이 크지 않을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 그는 "9.11 테러로 크게 위축됐던 노동시장이 올들어 해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난 3월 기업의 고용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린스펀 의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개인소득과 소비가 생산성 향상에 자극받을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그간의 지표들이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하이테크 부문의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음을 그는 주목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올해 미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리라 본다"고 결론지었다. 월가에서는 FRB가 지난 3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으나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상향 조정하자 빠르면 5월 초의 FOMC 회동 때 금리가 인상되지 않겠느냐고 관측해왔다. 그러나 유가 강세란 인플레 요인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금리 조정이 8월께나 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새롭게 부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는 6월 25-26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상향조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여전히 나오기도 한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