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닷새째 오르며 2년2개월여만에 930을 넘어섰다. 이른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에다 미국 증시 급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세는 풍부한 시중자금을 토대로 한 유동성장세가 아니라 기업 실적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지수 1,000시대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29.22포인트(3.24%) 급등한 930.51을 기록, 직전 고점인 지난 3일의 918.59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지수가 930선을 넘어서기는 지난 2000년 2월11일(953.22) 이후 2년2개월여만이다. 코스닥시장도 오름세였으나 거래소시장에 가려 빛을 잃었다. 코스닥지수는 0.92포인트(1.06%) 상승한 87.43에 마감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했다. 외국인은 미국 증시 급등 소식에 힘입어 모처럼 2천6백50억원어치의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 11일 시간외 거래에서 SK텔레콤 장외 대량 매수로 순매수를 기록했던 것을 제외할 때 사실상 11일만에 순매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지수 상승시도때마다 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폭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또 다시 사상최고가를 40만6천원으로 끌어올리며 반도체 관련주 및 기술주들의 강세를 이끌어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