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비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로 얼어붙은 코스닥시장에 '나스닥 훈풍'이 불었다. 태평양을 건너온 나스닥 폭등 소식은 코스닥지수를 87선 위로 밀어올렸다. 이에 따라 96선까지 치닫다가 급락한 지수그래프의 꼬리는 다시 위로 치켜 올라갔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삼성전자 임팩트'에다 미국 기술주업체의 실적호전까지 겹치면서 코스닥시장의 조정은 이제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번 조정장에서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낙폭과대우량주와 함께 실적호전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시 불붙은 기술주=미국 인텔사의 실적호전 소식은 전날 나스닥지수를 3.6%나 밀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거래소시장에선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가,코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와 LCD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시 기술주가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LCD관련주는 코스닥시장에서 올초 랠리를 선도했다가 가장 먼저 조정을 받았던 종목군이다. 이들 종목의 부상은 그동안 조정을 받아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와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치가 발표되고 난 뒤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수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삼성전자 임팩트가 코스닥시장에 가해지면서 반도체와 LCD주의 주가는 오름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조정장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큰 폭의 상승은 어렵다=매수주체와 주도주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나스닥이 폭등했는 데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17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였다. 기관 역시 매도우위라는 기존 투자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형주의 오름폭이 크지 못해 지수 상승폭은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비리조사로 번진 시장의 냉기 또한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 전 조사부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비중이 5%도 안되고 테마가 형성되고 있지 않은 만큼 개별종목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호전이 확인된 종목을 중심으로 매입종목을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