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도 미국 증시가 과연 2차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 가설을 토대로 현 미국 증시를 진단한다면 2차 상승기 초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 국면에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2차 상승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받쳐 줘야 가능하다. 미국 경기는 일단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1분기 실적이 의외로 좋게 나오면서 최근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분기 실적도 1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미국 증시가 2차 상승기에 접어들 경우 주가 상승의 속도와 폭이 얼마나 빠르고 크냐 하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이번 경기 회복의 모습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새로운 성장 주도 산업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부시 현 정부는 첨단기술 업종과 제조업 간의 균형을 중시하는 '융합경제'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경기 회복 속도는 98년 9월 말 이후 5%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때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 회복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미국 경제는 쌍둥이 적자시대에 접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고 올 회계연도에 1천억달러 정도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면에서도 조만간 인상 국면에 접어들어 연말까지는 최소 0.5%포인트 정도 오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런 요인을 감안하면 98년 9월 말 이후 2년반 이상 지속됐던 주가 급등기와 비교해 앞으로 미국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미국 월가의 '최근 효과(recently effect)'는 경계해야 한다. 이번에 미국 증시가 2차 상승기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완만하게 오랫동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