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옥석가리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이달 말 3백여개로 추산되는 '불량 벤처'에 대한 벤처지정을 취소하는 등 대대적인 벤처기업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각종 비리를 쏟아내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다시 코스닥시장에서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중소기업청과 벤처업계에 따르면 창투사의 주식처분 등으로 벤처지정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이르면 이달 말 벤처자격이 박탈된다. 또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불량 벤처'로 분류돼 오는 6월부터 정부의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중기청은 이를 위해 1만1천여개 전체 벤처기업으로 하여금 16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자가진단평가표를 제출토록 했다. ◇3백여개사 벤처 취소될 듯=중기청은 4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벤처요건 심사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휴·폐업 업체 2백여개를 포함,모두 3백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달 말 최종 결론이 내려질 이번 심사 대상에 오른 기업은 신기술(매출의 50% 이상) 연구개발(매출의 5% 이상) 창투사투자(지분 10% 이상) 등으로 벤처인증을 받은 곳들이다. 특히 창투사가 지분을 대거 팔아치우는 추세여서 벤처에서 탈락하는 기업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불량 벤처는 별도관리=중기청은 벤처요건 미달심사와는 별도로 벤처역량평가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 전국 1만1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적자원 기술성 사업성 유망성 등을 평가하는 자가진단을 1차로 실시했다. 이들 자가진단의 진실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각 지방 중기청 단위로 내달 18일까지 벤처기업을 실사하게 된다. 정부는 자가진단 점수가 50%대를 밑돌거나 자가진단표와 실제 기업내용이 다를 경우 이들을 '불량 벤처'로 분류,별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점수가 높은 우량 벤처는 약식으로 벤처 재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벤처가 주가 플러스 요인으로 바뀌나=증권 전문가들은 "벤처가 그동안 각종 비리로 주가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부분도 있었으나 옥석가리기가 이뤄진 후 진정한 벤처기업은 주가에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통신장비 업체 Y사 관계자는 "이제 우량 벤처로 확인되면 기술력과 사업성을 겸비했다는 점을 정부가 공인하는 것"이라며 "주가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