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들어 내수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가전제품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부터는 공장가동률이 급상승해 2·4분기부터 실적 성장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콘덴서는 전기를 저장해두는 장치로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적게는 2∼3개에서 많게는 10개 가까이 들어간다. 필름 콘덴서를 만드는 성호전자는 올해 1·4분기 매출이 4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잠정 순이익은 8억원선으로 지난해(4억2천만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처럼 수익성이 좋아진 배경은 부가가치가 높은 LCD모니터용 콘덴서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최대 콘덴서 업체인 삼영전자(거래소)도 지난달부터 매출이 급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다. 지난 2월까지 3억5천만개이던 콘덴서 월간 생산량은 지난달 13% 많은 4억2천만개로 늘어났다. 이달 생산 예정물량은 4억7천만개이며 다음달엔 5억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생산물량이 늘면서 지난해말 80% 수준이던 삼영전자 공장가동률은 현재 95%에 이르고 있다. 1·4분기 매출(4백22억원)은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덴서 부품인 알루미늄 에칭박을 만드는 알루코는 지난 2월 중순부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공장가동률은 70%선에 그쳤었다. 올 1·4분기 매출액은 7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공급처인 삼영전자와 파츠닉의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매출액이 커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필코전자도 수원과 중국 영성 공장을 지난달부터 24시간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2·4분기부터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가전제품 재고가 거의 소진되면서 콘덴서 발주가 추가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은 오는 6∼8월 여름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콘덴서는 경기회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업종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거래처에 대한 마케팅능력과 기술력을 함께 갖춘 업체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