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해 4월10일(1천3백34원1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일간 약 1조3천4백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이 처리되면서 달러당 1천3백29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이 찔끔찔끔 오르더니 1천3백32원(12일 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이같은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은 달러 수요의 '일시적 집중'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시각이다. 또 물가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렇다고 1천3백원대 밑으로의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가 급등세가 본격적으로 꺾이지 않는 한 정유사들의 달러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일정 수준에서 환율 지지선을 구축할 것이란 분석이다. ◇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원인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총 1조2천8백21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 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지난주에 1조3천4백억원대의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외환시장에 대량의 달러 수요가 발생했다. 순매도 공세가 멈춘다면 환율은 오히려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음을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백30∼1백32엔에서 묶여 하루 1엔 안팎의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3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긴 엔화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원.엔 동조화 현상도 주춤해졌다. ◇ 1천3백35원이 심리적 고점? =이번주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1천3백35원을 넘길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올들어 기록된 장 중 최고치는 지난 1월23일의 1천3백35원30전이었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일단 1천3백35원 근처에서 고점을 확인한 뒤 다시 하락하는 구도를 그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외환은행 이정태 딜러는 "1천3백30원 위에서는 기업들의 달러 매물이 나오기 때문에 포지션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진정돼야 환율이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