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등 코스닥 등록기업 50여개가 매물로 나왔다. 14일 기업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수는 등록한 지 1년도 안된 기업이며 이중에는 작년 연말께 등록된 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비싼 값에 기업을 팔기 위해 코스닥 등록을 M&A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M&A업계에 기업 매각을 위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M&A 전문기업 A사는 올들어 코스닥기업 2개사의 M&A를 중개했으며 이 회사의 매물리스트에는 10여개 코스닥기업이 올라와 있다. B사에도 이달 들어 5개사가 기업 인수자를 찾아줄 것을 의뢰했다. 코아M&A의 김광순 사장은 "최근 벤처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벤처기업인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아 아예 기업을 넘기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을 한 지 몇 개월 안된 기업이 M&A시장에 나오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부분 코스닥기업이 최고경영자가 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이 경영을 계속할 의지가 있느냐가 불투명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더구나 대주주가 코스닥 등록으로 큰 돈을 챙긴 다음 기업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납득할 수 없다는 게 M&A 업계의 얘기다. 대주주의 주식은 보호예수기간이 1년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처분할 수 없도록 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대주주가 M&A로 주식을 넘기는 것은 이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따라서 M&A시장에 쉽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벤처기업가 정신이 많이 희석된 것도 코스닥기업이 M&A시장에 나오는 큰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B네트워크 산은캐피탈 등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투자기업 심사 때 최고경영자에 대한 평가 점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