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등 금융사 도산때 예금 보호한도를 1천만엔까지로 제한하는 페이 오프(Pay Off)제도가 지난 1일 시행된 후 일본에 단기유동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예금 등에서 빠져 나온 뭉칫돈이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채 핫머니로 속속 바뀌고 있는 것이다.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현금 통화량이 크게 늘고 임대목적의 도심주택 구입 사례도 급증세다. 이에따라 은행권 예금이 중심을 이뤘던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패턴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내 3개 증시에서 개인들은 3월 마지막주까지 3주 연속으로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순매수 규모는 모두 3천6백20억엔에 이르렀다. 닛코 코디얼증권 관계자는 "특정 업종에 치우치지 않고 개인들이 고르게 매수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문업체인 마쓰이증권은 신용거래 매수잔고가 지난 9일 8백83억엔으로 창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하이테크와 도심재개발 관련 업종 등 경기변화나 정책이슈에 민감한 테마주에 주문이 많이 몰렸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사채 시장 여건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긴키일본철도 등 5개사는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해 투자단위를 10만엔과 1백만엔으로 소액화한 사채를 4월 한달동안 1천1백억엔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3월보다 70%나 늘어난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 마이칼의 도산으로 회사채 시장이 급속 냉각됐던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좋아진 셈이다. 증권회사들은 발행업체의 신용등급도 높지만 시장 환경이 좋아졌다며 회사채 판매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에대해 페이 오프 재시행을 앞두고 거래 금융사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증시로 발걸음을 돌린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