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H(옛 하이텔.대표 최문기)는 지난 2001년부터 사실상 차임금 제로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정보화촉진기금 35억원을 상환함에 따라 KTH의 총차입금은 아직 갚지 않은 정보화촉진기금 11억원뿐이다. 2천2백억원에 달하는 자산의 0.5%에 불과해 사실상 부채비율 "0%"인 셈이다. KTH가 이처럼 무차입경영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찾아온 세계적인 IT(정보기술)경기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차원에서였다. 2000년 상반기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KTH는 이후 닷컴거품론과 함께 들이닥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한 신규투자 자제와 현금유동성 확보 중심의 경영을 유지해왔다. 지난 99년 공모를 통해 확보한 풍부한 자금이 회사의 버팀목이 됐다. 덕분에 KTH는 현재 1천3백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와 PC통신 사업 위축으로 창사 이후 처음 1백23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8백억원의 매출과 영업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KTH는 올 2.4분기를 기점으로 PC통신 사업자에서 인터넷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IT경기가 점차 회복됨에 따라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수익성이 없는 PC통신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인터넷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일 KT와 사업양도 및 양수등 사업영역 조정을 마무리,PC통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KT의 모든 인터넷사업을 넘겨받아 총괄 운영하는 인터넷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PC통신 사업을 KT에 넘긴 대신 한미르,바이앤조이 등을 넘겨받아 콘텐츠유통 및 제작,전자상거래를 축으로 한 인터넷사업에 주력키로 한 것. 특히 메가패스 콘텐츠몰과 메가패스 위탁운영권도 양도받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달말에는 쇼핑몰 바이앤조이와 KTH의 "e-하이텔"을 통합,자본금 70억원 규모의 전자상거래 전문업체 "KT커머스"(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KT의 초고속 무선랜 "네스팟",생활정보네트워크 "리빙넷"을 통해 이미 콘텐츠사업에 진출했으며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KTF등 KT그룹내 자회사들과의 사업제휴도 활발하다. KTH의 윤영로 기획조정실장은 "KT의 모든 인터넷사업을 맡게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 유.무선인터넷 콘텐츠사업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하이텔 한미르 바이앤조이등 3개 포털 2천5백만 고객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유통.제작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