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지수가 한때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는등 월가가 오랜만에 웃었다.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콜린 파웰 미국 국무장관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와 일부 대기업들의 실적호전 발표에 힘입어 3대 주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는 지난 3월 4일 이후 한달여만에 가장 폭인 173.06포인트(1.71%) 상승한 10,381.73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24.50포인트(1.41%) 오른 1,767.07를 나타냈다. S&P500은 1,130.47로 12.67포인트(1.13%) 올랐다. 분석가들은 "증시가 단기바닥권에 접근했다는 견해가 확산되면서 터져나온 '호재'들이 증시 분위기를 역전시켰다"며 "중동지역의 긴장이 완전히 가라앉으면 주가는 한단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앨런 아커만 판스탁증권 시장전략가)고 말한다. 최근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의 반전은 방위산업과 소매업종에서 시작됐다. UBS워버그가 미국정부의 방위예산증가가 방산업체들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발표하자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하니웰인터내셔날과 보잉이 각각 6%와 2% 씩 올랐다. 제트엔진을 만드는 UTC와 록히드마틴등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전국적인 소매체인인 시어스 로벅의 실전호전 발표도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다. 이 회사는 1분기 수익이 주당 93센트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3센트를 50% 가까이 웃돌았다고 밝혔다. 시어스 로벅 주가는 곧바로 6% 뛰어오르면 월마트 홈디포등 소매업종의 주식들의 동반상승을 가져왔다. 수익호전이 예상되는 다우종목의 캐터필러, P&G, GM등도 강세를 보였다. 생명공학주식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이날 특징중의 하나이다. 항암제 매출이 호조를 보여 1분기 수익과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제넨테크가 4% 상승하면서 다른 생명공학주식들도 연쇄 상승했다. 이에따라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의 바이오테크지수는 5% 치솟았다. 전일 시스코시스템스의 수익악화소문으로 급락했던 나스닥은 메릴린치와 UBS워버그등 대형 증권사들이 시스코 방어에 나서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메릴린치는 "시스코의 분기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표,전일 8%이상 떨어졌던 시스코주가를 4% 가량 끌어올렸다. 하지만 통신주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됐다. 부채누증과 매출둔화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월드컴이 14% 하락했고 증권감독위원회(SEC)의 회계조작관련 조사를 받고있는 퀘스트도 11% 떨어졌다. 마크 도나휴 US뱅커스금융의 애널리스트는 "통신주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악재들이 산적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AOL타임워너는 이날 1분기 수익에 대한 우려가 나돌면서 6% 하락, 주당 20.7달러를 기록하는등 '20달러벽'를 위협받게 됐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