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가 비교적 무난하게 지났다. 단기 급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대량의 매물을 걷어냈다. 종합지수는 850선에서 지지력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짧은 조정 뒤 반등하는 최근 패턴을 다시 나타날지 아니면 기간조정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수급장세의 단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 매수세 재개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기관은 이날 매수차익잔고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정통부 자금 유입 등으로 어깨가 가벼워졌다. 다만 외국인이 매도 기조를 접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900선을 재돌파하기 위해서는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긍정적인 시황관을 유지하고 M&A 바람이 불고 있는 금융주와 기관선호주, 수출관련주 등에 대해 조정 시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 수급개선 확인 = 최근 증시를 급락으로 이끈 수급균열이 다소 완화됐다. 외국인 매도 공세는 이어졌지만 개인이 적극적으로 지수 방어에 나섰다. 4월물 옵션만기일인 이날 8,287억원의 프로그램 매도가 나왔고 프로그램 매수는 4,886억원 유입됐다. 개인은 뉴욕증시 강세 등으로 개선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878억원을 순매수하며 7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700억원대 순매도로 정규 거래를 마친 이후 KT가 시간외거래에서 내놓은 SK텔레콤을 2,600억원 가량 사들이며 매수우위로 전환해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응집력이 떨어지는 개인 매매패턴은 주가 방향과 뉴욕증시 동향에 좌우될 전망이다. 외국인은 당분간 매도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망가진 수급은 기관에 의해 채워질 공산이 크다. 최근 주식형수익증권 등 기관으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기관은 그러나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소화된 데다 정통부자금 1,500억원의 증시 투입 등으로 매수 여력이 다소 보강될 것으로 관측된다. ◆ 실적과 수출 = 종합지수 1,000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수출 모멘텀이 뒷받침되어야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이나 유동성의 힘만으로 네자릿수 주가를 감당하기 벅차다는 얘기다. 이달 1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이래 13개월 연속 뒷걸음친 수출이 바닥을 치고 올라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이번 조정을 수출관련주에 대한 비중확대의 기회로 삼을만하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관심이다. 증시가 속도 조절에 들어가고 1/4분기 경영성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지난 분기 실적개선주가 주목받고 있다. '널뛰기 장세'가 연출되면서 믿을 것은 실적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예상보다 좋은 1/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이번주 폭락장에서도 꿋꿋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 시점에서 개별 기업 실적을 꼼꼼히 챙겨야 할 이유다. 한편 최근 영향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 목요일 뉴욕증시는 개장 전 시가총액 1위 GE가 실적을 내놓는다. 관계자들은 주당 35센트의 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 마감 후에는 광통신 부품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