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이틀째 하락하며 한달 전 주가 수준으로 되밀렸다. 대형주가 크게 내리며 86선에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지난 달 8일 84.0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가조작 관련자 구속 등 시장에 대한 불투명성이 다시 떠오르면서 투자 심리가 기를 펴지 못했다. 카드사에 대한 과도한 징계 및 금융권의 가계대출 제한, 콜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정책 변화 등 주변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았다. 장 초반 나스닥 상승과 옵션 만기일에 따른 상대적인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상승 반전하기도 했지만 19일째 이어진 기관의 대량 매물 출회로 지수 방향은 아래로 꺾였다. 시장 에너지가 약해진 상황에서 옵션만기일에 따른 부담으로 거래소가 900선 아래로 밀린 것도 투자심리 불안을 부채질했다. 최근 7개월째 상승으로 인한 가격부담, 개인의 매수여력 한계로 인한 수급 불균형, 추가 상승 모멘텀 부재, 개별 종목 악재 등이 시장 내 에너지를 소진시킨 모습이다. 주가는 추가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 상승추세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9일 코스닥지수는 86.21로 전날보다 1.78포인트, 2.11% 하락했다. 지난달 8일 84.0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임과 홈쇼핑이 포함된 디지털컨텐츠와 방송서비스업종이 소폭 올랐고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하락종목수가 520개에 달했다. 개인이 142억원의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억원과 125억원의 매도우위로 지수 하락을 유도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9,713만주와 1조9,375억원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 대형주 급락, 홈쇼핑주 상승 = KTF가 2.65% 하락했고 국민카드는 3.93%, 강원랜드는 1.34%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이 급락하면서 지수에 부담을 줬다.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 가운데 LG텔레콤, 기업은행, 하나로통신, 엔씨소프트, CJ39쇼핑, 국순당, 모아텍 등 7개 종목이 상승했을 뿐 대부분의 종목은 3~7% 급락했다. CJ39쇼핑, LG홈쇼핑 등 홈쇼핑주는 3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7%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니셈, 다산씨앤아이 등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출발한 반도체 관련주가 대부분 하락전환했다. 컴퓨터 및 LCD관련주도 급락했다. 레이젠은 8% 하락했고 소너스테크, 우영 등은 4% 이상 내렸다. 상승출발한 다음이 7% 급락했고 장미디어와 유니와이드 등 비리 관련주가 동반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단정보통신이 주요 제품의 판매둔화 악재로 이틀째 하한가로 마감했고 현대디지탈텍 역시 하한가로 밀렸다. 휴맥스도 4.6% 하락했다. 반면 벤처투자업체 우리기술, 월드조인트 등이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웰컴기술금융은 전날 하한가에서 벗어나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서울제약, 안국약품 등 제약주가 대부분 올랐고 익스팬전자는 정부의 전자파 조치관련 사흘째 급등했다. ◆ 상승추세는 유효, 관망세 바람직 =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지수부담이 여전해 추가 조정이 전망된다. 관망세를 유지한 채 상승전환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대형주에 별다른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수가 고공권인 데다 외국인을 비롯한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고 자금유입속도가 줄고있어 부담스런 상황"이라며 "거래소가 900을 깨고 내려오면서 공포감마저 형성됐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거래소 900이 깨진 이상 조정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많은 시세를 낸 것은 정리하고 관망세를 보이다가 반등을 확인하고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기조 변경 부담과 작전조사설로 인한 단기적인 수급불균형으로 급락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지수상승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추세가 붕괴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현금화하고 시장에 대해서는 관망하면서 이후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소 더 조정이 있더라도 추세 자체가 바뀐 것 같지는 않아 지수는 60일선이 위치한 81선 이상은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87선에서 하방경직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조정이 연장되거나 폭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81선에 있는 60일선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장이 돌아설 때 가장 먼저 시세를 낼 수 있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대한 중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실기자 k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