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의 강세에 힘입어 900선에 안착했다. 삼성전자가 신바람을 내면서 반도체 관련주들도 함께 기세를 올리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뿐만아니다. 지수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시장도 삼성전자의 주가움직임에 휘둘리고 있다. 올 1월 28일 문을 연 개별주식옵션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지난2일 콜옵션에서 10배의 대박이 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향방을 고려치않고 주가 1,000시대를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의 힘=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2여년만에 900선을 올라섰으나 주가는 900고지에서 되밀리곤 했다. 삼성전자가 보합이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방침을 밝힌 후 5일 연속 상승,사상최고가를 기록하자 지수는 3일 연속 9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도움없이 900선 안착에 이은 추가상승이 어렵다는 점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오는19일 예정된 삼성전자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1·4분기 실적이 밝혀지면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이 때문이다. 지난4일 종가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9조8백억원.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7%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오는8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21.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5일 종합주가지수는 38.41포인트 상승했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1조6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도 여의도 추정치를 10%정도 웃돌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놀랄만한 실적(Earning Surprise)'을 기대하고 있다. ◇웃고우는 파생시장=지난2일과 3일은 삼성전자의 위력이 파생시장에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틀연속 삼성전자가 장막판 급등세를 보이자 지수 옵션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3일 주가지수옵션시장에서 행사가격 122.5 콜옵션의 프리미엄은 한시간만에 3배이상 급등했다. 오후 1시50분께 1만8천원(0.18)까지 하락했던 프리미엄은 이후 삼성전자의 급등에 힘입어 오후 2시50분에는 5만6천원(0.56)까지 치솟았다. 반면 반대포지션을 취한 풋옵션 투자자는 투자금액의 절반이상을 장막판 1시간만에 날려 버렸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은 오후 2시30분부터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주식시장도 삼성전자 독무대=지난3일 개별주식옵션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전자 외가격 콜옵션이 주문증가와 함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식급등이 '개점휴업' 상태인 개별주식옵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삼성전자 콜옵션 외가격의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9천원(9백%) 상승한 1만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10배나 치솟은 것.개별주식옵션시장 개설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 균 동양증권 선물영업팀장은 "외국인과 개인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외가격에 많은 주문을 냈다"며 "이는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