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 1,000 시대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 4월 첫번째 주 증시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기관 중심의 수급장세가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 주가와 맞물리며 종합지수 900선 안착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실적장세로의 진입 기대감이 짙어지면서 별다른 조정 없이 1,000 돌파를 시도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가 뉴욕증시 약세, 중동지역 위기고조, 국제유가 상승, D램 가격 하락 등 불안한 해외여건과 최근 급등부담에도 불구하고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풍부한 매수 여력, 상승 기대감, 해외증시와 차별화된 실적 등이 어우러져 얼마나 '독자노선'을 탄탄하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속도조절'과 '가속도' 사이에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다. 다음주 증시는 치열한 매매 공방 속에 추가 상승을 시도할 전망이다. 최근 장세를 장악한 기관 매수세의 연속성, 주도주로 솟아오른 삼성전자의 탄력이 방향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수옵션·종목옵션 만기일을 전후해 변동성이 커지겠다. 순환매가 돌고 있는 점을 감안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관 선호주, 실적호전주, 수출주, 금융주 등에 꾸준한 관심을 두는 한편 만기일 부담이 적은 코스닥비중을 높여볼 만하다. ◆ 악재는 보지 않는다 = 주가 급등과 함께 악재가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 점검해야할 변수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증시는 애써 악재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종합지수가 90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던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악재는 가격뿐'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었다. 유동성 보강, 뚜렷한 경기회복, 신용등급 상향 등 주변 여건이 워낙 좋았다. 상황은 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으로 중동지역 위기가 고조됐다.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D램 공급가격 인하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증시 나스닥지수는 1,8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 말 수준을 밑돌았다. 부활절 연휴를 지낸 외국인은 대규모 매도 공세로 복귀를 알렸다. 뉴욕증시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엔론사태' 이후 좀처럼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뉴욕증시는 기업실적이 경기회복 속도에 뒤처져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내수에 이어 수출이 회복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지난 분기 실적이 대체로 양호하게 추정되고 있어 주가 상승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다만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를 보지 않으려는 왜곡된 시각은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시장에 순응하되 응축된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져 깊은 조정의 골을 만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 만기일 변동성 경보, 코스닥에 주목 = "파생상품의 만기는 시장 추세를 바꾸지 못한다." 대부분 증시관계자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또 만기일을 전후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한다. 오는 11일은 4월물 지수옵션·종목옵션 만기일이다.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1조1,000억원 가량으로 부담스러운 수준. 옵션과 직접 관련된 물량은 2,5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1, 2, 3월 만기일에 항상 의외의 결과가 나올 만큼 만기일이 포함된 주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펼쳐지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 전개됐다. 이 같은 학습효과와 더불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 1조2,000억원이 넘는 미수금 등을 고려하면 수급악화와 주중반 일교차가 심하게 나타나는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수차익잔고와 시장베이시스 동향에 관심이 요구된다. 만기효과로 인해 지수관련 대형주 위주의 큰 폭 하락이 나타나면 저가 매수의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강세장에서 복원력은 예상보다 크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물을 뚫고 반등하는지와 기관이 900선 위에서도 매수주체 역할을 담당할지를 살펴야 한다. 차별화되고 있는 장세 분위기에 순응, 수출관련주, 1/4분기 실적개선주 등으로 관심 범위를 좁힐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의 탄력이 좋다. 또 최근 벤처의혹 등이 불거지며 선조정을 받은 데다 만기 부담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의 반등이 기대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