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돌발악재'들이 코스닥시장에 한파를 몰아오고 있다. 장미디어에 이어 KTB네트워크와 강원랜드 타이거풀스 등의 검찰조사설이 잇따라 불거지며 1일 코스닥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곤두박질쳐 낙관론이 팽배해있던 '4월장세'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지수상승의 견인차역할을 했던 통신주들도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무산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동반급락했다. 증시의 외부환경도 부정적이다. 1일 중동지역의 전쟁발발 가능성으로 미국 나스닥선물지수가 급락한 데다 경기회복의 '속도'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과 NAPM(전국구매자 관리지수) 등 실물경제지수의 악화도 국내외 증시의 '조정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조정의 가능성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내외 돌발악재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지수낙폭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대부분 코스닥기업의 양호한 1·4분기 실적과 증시체력을 감안할 때 아직 상승추세가 무너졌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악재의 정면돌파가 관건=장미디어에 이어 대표적 창투사인 KTB네트워크와 타이거풀스의 자금유용 등 비리혐의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와 연루된 벤처기업이 밝혀질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사건이 대부분 지난해부터 이미 거론됐던 데다 정치적 공세에서 불거진 것들이어서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강원랜드의 압수수색이 대표적이다. 강원랜드의 정치자금유출 가능성은 다소 해묵은 주제로 영업 외적인 성격이 강해 최악의 경우 경영진교체 등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담당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하나로통신의 합병결렬에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무산은 그동안 주가상승세를 유지시켜준 상승모멘텀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굿모닝증권은 하나로통신이 전용회선사업에 주력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성장성이 높아졌으며 합병으로 인한 부채상승우려가 줄어드는 등 합병리스크가 오히려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실적경제지수의 악화에 따른 나스닥지수의 조정가능성이 국내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장세전망='단기조정론'이 우세하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상승추세를 유지해온 20일이동평균선이 하향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이 기술적인 부담요인이다. 벤처비리사건이 더욱 확산될 경우 외국인투자가의 외면을 불러 당분간 하락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강원랜드 등 검찰수사설이 불거지자 외국인은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시장의 악재가 많아지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85선까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풍부한 유동자금과 코스닥기업의 실적개선기대감으로 급락후 기술적반등 가능성을 내다보는 애널리스트도 많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지수가 5일선 20일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진 게 부담이지만 증시의 체력을 감안할 때 상승추세는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