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하이닉스반도체 주총은 개회전부터 '하이닉스살리기 국민운동연합회'측에서 참여자에 비해 참석주식수가 너무 많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결국 참석주식 5억6천5백만주 중 4억주이상은 증권예탁원에서 의결권을 위임한 주식으로 판명돼 주총 개회에는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날 주총은 7백여명의 주주들이 참가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5시간동안 진행됐다.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 연합회'측 관계자들이 '헐값매각반대'등의 구호를 적은 10여개의 피켓을 들고 나타나 주총장은 농성장을 방불케했다.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에 대한 질문과 요구가 쇄도했다. 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하이닉스를 희생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박종섭 사장에게 독자생존을 천명하라고 요구. 이에 대해 박 사장은 "현재 합의된 사항이 없다.독자생존이 기본방안이다.이사회와 주주들이 승인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된다.협상주체는 어디까지나 회사와 이사회"라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박 사장이 채권단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외부의 압력 등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주주가 영업보고 등 일반안건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하다 다른 주주에게 넥타이를 잡히고 폭언을 듣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 연합회'측은 "매각협상을 중단하고 매각을 위한 법인분할이나 신설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안건을 상정하자"는 주장을 제기. 고문변호사 등이 나서서 긴급제안 안건은 상정할 수 없고 법적인 효력도 없다고 설명했지만 소액주주들은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는 주총장을 떠날 수 없다"고 강경입장을 고수. 박 사장도 법적인 문제가 있는 안건은 상정할 수 없다며 버텼으나 결국 한차례 정회하며 고심한 끝에 소액주주들의 긴급제안을 상정키로 결정. ○…그러나 매각반대 안건에 대한 표결방식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 소동.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이 위임받은 주식도 소액주주들의 찬반비율대로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여의치않자 주식수 대신 참가자 수로 표결하자는 주장을 내놓는 등 혼란. 혼선이 확대되자 박 사장은 "주주들의 뜻을 알겠다.이사회에서 논의하는 수밖에 없다"며 서둘러 정회를 선포하고 오후 3시쯤 주총을 마무리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