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시장 호재에도 불구, 보합권에서 안정적으로 등락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두 단계 상향조정, 산업생산의 견조한 상승기조 유지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지속 등 우호적인 재료들은 수급상황에 밀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신용등급 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라고 치부했으며 수요와 공급 사이에서 시소를 탔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과 같은 1,327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동시다발적으로 원화에 호재로 작용할만한 재료가 쏟아졌으나 수급상황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업체 네고물량 공급은 여의치 않으며 오히려 결제수요가 꾸준하게 아래쪽을 받치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한때 1,329원까지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이으면서 1,330/1,331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50원 낮은 1,326.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5.60원까지 밀린 뒤 달러되사기(숏커버)와 결제수요 등으로 서서히 되올라 10시 8분경 상승 반전했다. 한동안 1,327원선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10시 55분경 1,327.9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추가 상승은 저지된 뒤 조금씩 흘러내려 1,327원선 초반에서 주로 횡보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매도초과(롱)포지션으로 넘어온 세력이 별로 없었으며 결제수요가 조금 우세했다"며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고 네고물량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공급여부가 관건인데 물량이 나오면 하락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공급이 되지 않으면 1,325원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1,328원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신용등급 상향은 반영된 측면이 있으며 주가 상승, 달러/엔 하락 등의 호재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수급이 뒷받침하지 못해 달러매도(숏)마인드가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며 "수급에 의해 움직이면서 1,324∼1,328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하락세를 연장,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32.50엔을 하향돌파하면서 낮 12시 현재 132.42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에서 일본의 3월말 회계연도 마감을 앞둔 일본 현지기업의 엔화매수세가 여전하다는 인식으로 달러/엔은 하락세를 이어 132.53엔을 기록한 바 있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지지 발언에도 불구,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6억원, 96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