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의 하락 흐름을 이었다. 장중 매매 공방이 펼쳐진 가운데 1,327원선을 주무대로 했다. 전날만큼 네고물량 공급이 많지 않았으나 장중 매수 요인이 강하지 않은 점을 반영, 시장 분위기는 환율 하락쪽으로 기울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내린 1,327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을 지닌 일부 은행에서 고점매도를 위한 개장가 높이기로 상승 출발했던 환율은 이내 하락쪽으로 돌아서 매매 공방을 펼쳤다. 이날 역송금수요를 감안,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된 거래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섰으며 1,328원 위에서는 대기매물로 인해 반등이 막혔다. NDF정산관련 매물도 부담이 됐으며 역외세력은 롤오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달러/엔이 132엔대로 하향 조정되고 주가가 2년여만에 900선을 돌파하는 한편 외국인 주식순매도 규모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제반여건은 달러매도(숏)마인드를 강화시켰다. ◆ 1,325원 테스트 가능성 = 이달 수출 감소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무역흑자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 네고물량 공급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의 급등만 없다면 달러매도(숏)마인드와 결합돼 추가 하락도 가능한 게 시장분위기.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1,329원선에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다가 오늘 포지션 정리에 나서고 장중 NDF정산관련 매물도 부담이 됐다"며 "장중 달러매수(숏)플레이가 우세했으며 물량 해소는 아직 덜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하지만 내일은 물량 공급에 따라 1,325원을 뚫느냐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며 "업체들이 당장 물량을 내놓지 않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빠질 때는 결제수요와 역외매수가, 오를 때는 네고물량과 역외매도가 등장했으며 역외세력은 1,326원선에 사고 1,328원선에 파는 박스권 거래를 보였다"며 "기준율보다 낮은 수준에서 움직인 탓에 수급상 약간의 결제우위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의 주식배당금수요는 대충 마무리된 것 같고 조금 남은 부분도 월말 네고물량과 충돌할 것"이라며 "내일도 크게 움직이기 힘들어 보이지만 펀더멘털상 하락쪽으로 기운 점 등을 고려하면 1,325∼1,328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시장 재료 무덤덤 = 달러/엔 환율은 이날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의 엔화 매수와 전날 뉴욕에서 윌리엄 맥도나우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달러화 고평가' 발언 등의 영향으로 132엔대에서 하락 조정세를 보였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일본 시중은행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경고했으나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날 뉴욕에서 133.04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한때 132.60엔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오후 4시 48분 현재 132.87엔에 거래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을 경계로 상하 소폭 횡보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닷새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서 16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2000년 4월 18일 63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인 625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1.43포인트, 2.43% 오른 902.46으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3월 29일 908.51 이래 처음으로 900선을 돌파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70원 높은 1,332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를 장중 고점으로 하락 전환하며 흘러내리면서 9시 37분경 1,327.50원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저가매수로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1,328원선으로 소폭 반등했던 환율은 네고물량 출회 등으로 조금씩 재반락, 10시 52분경 이날 저점인 1,326.50원까지 몸을 낮춘 뒤 1,326∼1,327원을 오간 끝에 1,327.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27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서서히 레벨을 낮춰 1시 35분경 1,326.5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정유사 결제와 달러매수(롱)플레이와 함께 물량 공급이 여의치 않은 점을 틈 타 환율은 3시 3분경 1,328.20원까지 반등한 뒤 네고물량 등으로 장 막판 1,326원선까지 미끄러졌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32원이며 저점은 1,326.50원으로 하루변동폭은 5.5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5,8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5,3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2,000만달러, 3억6,55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327.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