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상승 가도를 달리며 두달만에 1,330원대에 올라섰다. 마감은 1년여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다다랐다. 달러/엔 환율이 개장초 133엔대 등정을 시도하고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 및 배당금수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체 네고물량이 1,330원대에서 꾸준히 출회됐으나 오름폭을 제한하는데 그쳤으며 역외매수세도 상당히 강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10원 오른 1,331.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10일 1,334.10원에 마감된 이후 1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중 둔한 움직임 속에 수급 상황을 반영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역송금수요가 등장했고 삼성전자 등 외국인투자가 많은 기업의 배당금수요가 부각됐다. 업체 네고물량이 이에 맞섰으나 환율 레벨이 내릴 때마다 달러사자는 세력이 들러붙었다. 1,330원대에 대한 부담감에도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커지고 역외매수세가 장 후반부터 재개되면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으로 이월하려는 세력의 기세가 강화됐다. 월말을 앞두고 네고요인이 희석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진 가운데 수요 요인의 부각이 추가 상승을 부추겨 화요일에도 쉽게 빠질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고 있다. ◆ 전 고점 시도 가능성 염두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네고물량이 꽤 많이 나왔으나 오전장 초반, 오후장 막판 역외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상승 분위기를 강화했다"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확대되면서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의 거래자들도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도 주식순매도분과 배당금수요가 있어 네고물량이 이를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 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는 일단 상승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1,330원대에 안착한 것으로 보이며 전 고점인 1,335.30원을 뚫고 새로운 레벨을 만들 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수급상 공방을 벌이다가 3시 30분이후 역외세력이 달러/엔의 상승에 무게를 싣고 사자주문이 강해졌다"며 "현 레벨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1,330원대 안착 여부는 내일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시적으로 업체 네고물량이 나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지만 외국인 순매도 등을 감안하면 전 고점을 향한 시도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며 "내일 거래는 1,328∼1,335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매수 요인 부각 =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 상승 기조를 이어 3주중 가장 높은 수준인 132.83엔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에서 달러/엔은 133엔 등정을 시도하며 한때 132.96엔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매도세로 반락, 주로 132.70엔대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런던장에서 상승 시도를 재개한 달러/엔은 오후 4시 50분 현재 133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사흘째 주식순매도에 치중, 2,22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도 27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지속되면서 달러매수세가 힘을 얻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1.10원 높은 1,329.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1,331.50원까지 올라섰다. 지난 1월 25일이후 장중 1,330원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 그러나 차익매물과 함께 업체 네고물량 출회로 소폭 반락한 환율은 한동안 1,330원을 놓고 상하운동을 펼친 뒤 11시 4분경 1,329.3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329원선을 주로 거닐다가 1,329.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29.8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조금씩 거래범위를 높여 1시 33분경 1,330.10원으로 올라선 뒤 1,330원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후 2시 51분경 1,330.30원으로 올라선 환율은 네고물량을 맞고 3시 16분경 1,329.30원으로 내려섰으나 역외매수세의 재등장으로 오름세를 강화, 4시 28분경 이날 고점인 1,331.6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1,331.60원으로 지난 1월 25일 장중 1,333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저점은 1,329.30원을 가리켰다. 하루변동폭은 2.3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2,7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8,8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900만달러, 2억7,130만달러가 거래됐다. 26일 기준환율은 1,330.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