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등락 끝에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채권금리 하락으로 하락 출발한 뒤 한국은행의 유동성 흡수, 주가 강세 등으로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오후장 늦게 금통위원 내정자들의 저금리 유지 시사 발언이 알려져 다시 하락세로 돌변했다. 은행권의 하반월 지급준비일임에도 불구하고 장중 등락을 거듭하면서 여느 지준일보다 거래가 활발했다. 다음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대한 부담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주에는 수출,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등 국내 주요 경제지표가 채권시장의 주된 관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형 펀드 유출이나 한은의 통화량 조절 등 수급악화가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경기회복세가 반영되면서 금리가 급등한 뒤여서 다소의 휴식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 3년물의 경우 6.50%의 저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변동에 따라 6.30∼6.70%대의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2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46%를 기록했다. 개장초 6.42%로 하락했으나 낙폭을 줄인 뒤 오후들어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설 등으로 종합지수가 한때 900선을 돌파하자 6.5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김태동·최운열씨가 "경기과열론은 시기상조"라며 금리 상향조정 가능성을 일축하자 금리는 급하게 떨어졌다. 5년 만기물은 7.11%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장중 한때 3년물보다 매도우위가 심해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으나 후반 들어 매수세가 다소 유입됐다. 회사채 역시 하락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모두 0.02%포인트 하락한 7.15%, 11.20%를 각각 기록했다. 국채 선물 역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사흘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다. 6월물은 8만8,875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102.63을 가리켰다. 종가는 강보합에 머물렀으나 장중 변동폭은 0.40포인트에 달했다. 외국인은 2,345계약 순매도한 반면 은행은 3,246계약 순매수했다. ◆ 다음주 국내 경기 지표 주목 = 다음주 채권시장은 미국보다 국내 경기 지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25일까지의 수출실적, 산업활동 동향,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가 발표된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경기 호전 추세를 수용한 터여서 경기지표가 예상을 넘게 급변하지 않는 이상 금리는 제한된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출은 지난 15일까지 이미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멈췄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4월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이달부터 수출 감소세가 진정됐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으나 이것이 확인될 경우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활동의 경우 그동안 호조 추세가 충분히 반영, 금리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물가의 경우는 전망이 엇갈리는 중이어서 변동성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통화당국이 주시하는 전셋값, 부동산 가격 등이 크게 오를 경우 금리는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유가가 이번에 발표될 물가지수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미국에서는 내구재 주문, 소비자신뢰지수, 신규주택판매, 4분기 국내총생산(GDP), 개인 소득 등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 횡보 전망 우세 = 수급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한국은행이 통안채 창구판매를 통해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회수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를 통해 추가로 자금을 흡수하자 다음주 통안채 입찰 물량은 이번주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투신권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고 월말이 가까워오면 기업의 결제자금 수요로 유출이 가속될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에 부담이 늘 전망이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 14일 현재 47조6,453억원을 기록한 뒤 이후 20일까지 2조9,013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진다면 채권 시장은 좋아질래야 좋아질 수가 없다"며 "다음주는 6.40∼6.70%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리 급등은 당분간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금리 급등에 따른 휴식 기간이 휴식 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금통위원 내정자들의 발언에서 보듯이 통화당국의 저금리 유지 방침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LG의 윤항진 위원은 "최근 경기가 호전되면서 금리가 급등한 상태여서 쉬어갈 것"이라며 "다음주에는 6.30∼6.55%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위원은 콜금리는 6∼7월께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