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 약세를 반영하며 이틀 내리 상승했다. 장중 수급이나 재료가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못해 환율 변동성은 1.20원에 불과했다. 연중 최저 변동폭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00년 11월 14일 1.20원의 변동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오른 1,328.4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개장초 달러/엔 환율의 132엔대 진입과 역외매수 등으로 1,330원을 바라봤던 환율은 네고물량과 레벨 경계감 등이 맞서면서 1,328원선으로 소폭 반락한 뒤 줄곧 정체됐다. 수급은 네고물량이 소규모로 공급됐으나 은행권 매수, 역외매수 등이 맞섰다. 다음주초 최근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와 배당금수요 등을 감안,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이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장중 변동성이 크게 위축돼 참가자들의 거래의욕이 크게 떨어져 시장은 활력을 보이지 못했다. ◆ 1,330원대 테스트할 듯 = 다음주에는 달러/엔 환율의 상승기조가 살아있고 외국인의 배당금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1,330원대를 등정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330원대에 대한 부담감과 월말 네고장세가 예상되는 시점에 접어들고 있으나 업체들도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1,330원대에서나 물량을 풀어놓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상승한 것을 조금 반영했을 뿐 장중 수급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한 탓에 환율이 정체됐다"며 "레벨 경계감도 짙어 달러매수(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는 달러/엔이 상승 추세를 이으면서 130∼134엔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대기업 네고는 일단 많지 않아 강력한 네고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330원대를 허용할 지가 관심사며 거래는 1,323∼1,333원에서 이뤄지되 박스권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네고물량이 좀 나왔으나 달러/엔 환율, 외국인 순매도 지속 등의 부담으로 대부분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들고 갔다"며 "장중 수급에 따른 장세였으나 변동성이 없어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업체들도 다음주 환율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물량을 쉽게 내놓지 않았다"며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이나 배당금 수요 등을 감안하면 1,333원 정도까지 오름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변수 움직임 미미 = 달러/엔 환율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과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교차, 뉴욕에서 132.04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에서도 상승기조를 이었으나 다소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달러/원의 정체감을 유발한 요인중 하나. 달러/엔은 유럽장에서 오름폭을 확대, 한때 132.56엔까지 올라선 뒤 되밀려 오후 4시 50분 현재 132.33엔을 기록중이다. 3월말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현지법인의 본국송환수요가 일단락된 단계에 있어 다음주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수출과 공장생산의 침체가 제한되고 있다며 20개월만에 경기판단을 상향조정했으나 달러/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7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전날에 이어 매도우위의 장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닥시장에서는 155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전날 1,634억원에 달한 순매도분이 다음주초 역송금수요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70원 오른 1,32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28원까지 내려선 뒤 되오르며 9시 43분경 이날 고점인 1,329.10원까지 도달, 지난 20일의 월중 고점인 1,328.70원을 경신했다. 그러나 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추가 상승에는 제동이 걸린 환율은 1,328원선에서 수급 균형을 이루며 정체됐으며 1,328.5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28.4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28.10∼1,328.40원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쳤다. 오후 3시를 넘으면서 달러/엔이 저항선인 132.50엔을 넘어서자 3시 29분경 1,328.70원으로 올라섰으나 달러/엔이 재반락하면서 42분경 1,327.90원으로 저점을 낮춘 뒤 주로 1,328원선에서 맴돌았다. 장중 고점은 1,329.10원, 저점은 1,327.90원으로 하루변동폭은 1.2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3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9,5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000만달러, 3억1,180만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328.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