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상승세를 구가하던 증시가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속적으로 수급 보강이 이뤄지고 있고 경제지표도 호조를 가리키는 등 증시 여건은 우호적인 상황을 이어갔지만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쉬어가자'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20일 종합지수는 장중 903.79까지 치솟아 지난 2000년 3월 30일 이래 약 2년 만에 900선을 돌파한 뒤 되밀렸다. 코스닥지수는 94선을 뚫었지만 후속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해 안착에는 실패했다. 수급, 펀더멘털 등을 바탕으로 900선 돌파를 재시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조정으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경 스타워즈' 참가자들은 추가 매수보다는 관망이나 차익 실현에 비중을 두고 거래에 참여했다. 종합지수 900선에 대한 부담이 증가, 상승세 연장과 추가 조정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확인하자는 심리가 강했다(※ 클릭: 한경스타워즈 실시간 매매내역). ◆ 시계제로, 관망 = 참가자 중에는 누적수익률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투신운용 임창규 선임운용역의 매매가 눈길을 끌었다. 임 운용역은 이날 평소와 달리 단타 매매도 마다하지 않았다. 극동전선(06250), 삼성SDI(06400)를 매수한 뒤 시세가 나지 않자 곧바로 매도했다. 또 보유 중인 모든 종목을 처분하고 현금비중을 100%로 만들었다. 웅진코웨이(21240), 이앤텍(47450) 등을 각각 4.16%, 7.48%의 손실을 보고 팔아치웠다. 삼성투신 임 운용역은 "900선 등정에 실패했음에도 매물이 많지 않아 소폭의 조정으로 거래를 마쳐 강한 시장 분위기를 방증했다"며 "내일 오전장이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장방향성에 자신이 없어 일단 현금으로 리스크를 회피한 뒤 재매수 기회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임 운용역은 "내일 오전 시장 흐름에 따라 관망이나 매수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악재는 가격부담뿐, 조정은 매수기회 = 거의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으로 채우고 있는 현대증권 류한묵 차장은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음도 별다른 포트폴리오 교체를 하지 않았다. 이날 류한묵 차장은 부산은행(05280) 3,860주를 주당 5,981원에 전량 손절매했다. 부산은행은 5,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 류 차장은 코미트금고(25610) 2,300주를 주당 9,892원에 사들여 1.10%의 수익을 올렸다. 류 차장은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며 "조정이 길어질 경우 저가매수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합지수가 전날까지 7일 연속 상승한 데 따른 숨고르기 수준이라는 얘기다. 류 차장은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많아 지수관련주가 횡보할 가능성이 있지만 긍정적인 증시 여건을 감안하면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적을 중심으로 한 종목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과열권 진입, 코스닥에 관심 = "종합지수가 850선을 넘어선 이후 지수관련주 위주의 인덱스 구성을 포기하고 유동성이 도는 종목 위주로 매매하고 있다." 주간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이상문 연구위원의 전략이다. 이상문 위원은 이날 주력 종목을 교체했다. 에이텍시스템을 30% 가량의 수익을 남기고 매도했고 이오리스를 주당 6,832원에 5,900주 매수했다. 이 위원에게 순위 상승을 안겨준 KTB네트워크는 보유했다. 이 위원은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해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지난해부터 부양기조를 유지하던 정부 정책도 안정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조정 연장보다는 추가 상승을 통해 고점 테스트에 나설 공산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이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