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민연금의 투자운용을 다변화하기 위해 올해 약 5천억원의 국민연금을 미국 등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장춘영 기금기획팀 차장은 19일 "그동안 국내 금융자산에만 투자하도록 규정돼 있던 국민연금법이 개정돼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관리공단은 해외투자 컨설팅을 받기 위해 영국계 투자자문회사인 '왓슨 와이어트(Watson Wyatt)'와 최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자산운용 및 관리회사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수탁회사 선정을 놓고 '국민은행+뉴욕은행(Bank of New York)'과 '외환은행+내셔널 스테이트 스트리트(National State Street)' 두 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장길훈 아웃소싱팀장은 "이번주중 수탁회사 선정을 마치고 3∼4개월 가량 투자계획 등 세부 준비작업을 한 다음 하반기부터 해외주식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진국 연기금의 경우 현재 대부분 30% 가량의 자금을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고 홍콩의 경우 해외투자 비중이 70%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도 신중하게 해외 투자에 나설 때가 됐다"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 연금이 해외로 가는 까닭은 =갈수록 커져 가는 국민연금의 규모에 비해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이 너무 작아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졌다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기본원칙도 해외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민연금 규모는 78조원 정도. 이중 49조5천억원 가량을 각종 국내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연금 규모가 매월 1조원씩 불어나고 있어 오는 2030년께는 국민연금 적립금이 6백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의 조기원 과장은 "투자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도 해외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