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매각협상이 타결쪽으로 급속히 무게를 옮기고 있다. 지난 한주 동안 미국에서 열린 최종 협상에서 '상당부분 원칙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때문이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조만간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우발채무에 대한 손실보전 문제와 신규자금지원의 조건이 미해결과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예측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 합의 내용 =매각대금 총액 40억달러를 마이크론 주식으로 지급하고 하이닉스잔존법인(비메모리분야)에 마이크론이 신규투자키로 합의됐다. 채권단이 그동안 기존주주들의 권익보호차원에서 마이크론에 요구했던 내용이 반영된 만큼 협상타결 가능성을 높여 주는 대목이다. 마이크론은 잔존법인에 2억달러 (지분 15%)의 현금을 투자키로 했다. 이 자금은 채권단이 마이크론에 빌려줄 '15억달러+α'중 α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밖에 양측은 주식기준산정일과 신규지원자금의 금리 등 20여항목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 남은 쟁점 =대부분의 사항에 합의했음에도 MOU를 맺지 못한 것은 두가지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매각후 추가손실이 발생할 경우의 보상 문제와 신규자금지원 규모 및 조건이 그 것이다. 이중 추가손실보상과 관련, 마이크론측은 인수대금으로 제공할 마이크론 주식의 25%를 에스크로우계좌에 넣고 향후 2년내에 하이닉스 인수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에 해당하는 주식만큼을 되찾아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채권단은 10%까지만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앞으로 일정 =아직 미해결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MOU 체결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채권단 내부의 판단이다. 현재 양측 재정자문사와 변호사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두고 MOU 문구 작성중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안에 MOU 체결여부에 대한 채권단 내부 동의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안에 MOU을 맺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MOU를 체결하더라도 본계약까지 이르는 과정은 넘어야할 고비가 매우 많다. 우선 소액주주와 노조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본계약에 앞서 마이크론이 진행할 정밀실사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간 매각대금 분배를 둘러싼 진통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