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이 예상을 뒤엎고 860대로 훌쩍 뛰어오르자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트리플위칭데이를 끼고 숨고르기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던 증시가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에 힘입어 장중 조정으로 때우며 손 쓸 틈 없이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 분석가 사이에서도 향후 전망과 대응책이 크게 엇갈려 일부에서는 상반기내 1,000선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과열권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종목을 골라내는 종목선정 작업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며 많이 오른 종목은 추세가 꺾이는 걸 확인하고 처분하라고 조언했다. ◆ 1년11개월만에 860선 회복 지난주 지수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기점으로 증시가 조정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5일 연속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그동안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850선을 단숨에 뛰어넘으며 1년11개월만에 860선을 회복하고 900선 고지에 한걸음 다가섰다. 조정에 대한 우려와 개인.프로그램 매수세가 교차되며 지난주 주가는 매번 하락세로 출발해 장중 조정을 받다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 오름세로 마감되는 뒷심을 보였다. 특히 트리플위칭데이였던 지난 14일 2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820대로 추락했던 지수가 장 종료전 동시호가에서 극적으로 역전하자 투자심리는 '사자'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에는 시장이 끓어올라 거래량이 7억주를 넘었고 기관과 개인이 선호하는 중.저가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며 한주간 8천476억원 순매도했으나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적극 매수에 나서 각각 2천474억원, 5천5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을 끌어올렸다. ◆ '추가상승이다 과열이다' 엇갈리는 전망 증시가 의외로 선전하자 분석가들 역시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향후 장세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증시 분석가들은 증시가 과열된 것 같지만 경기회복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약세로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기술적 분석으로는 과열인데 시장분위기는 그렇지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내 기관.개인들의 매수세와 국내.외 경기회복 추이, 환율 등을 고려하면 큰 조정 없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 부장은 "종목별로 과열 분위기가 있지만 실적추정치가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고 매수세력이 외국인에서 개인과 기관의 쌍끌이로 확대되는 추세여서 상반기내 1,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관은 결산기를 앞두고 수익률 관리를 할 필요가 있는데다 수익증권 판매를 위해서라도 좋은 기록을 남겨야하기 때문에 계속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증시 분석가들은 지수가 지나치게 급등해 시장이 과열권에 들어섰으며 장기적 상승추세는 살아있더라도 이제야말로 단기조정을 피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옐로칩 종목들이 삼성전자와의 차이를 메우는 차원에서 상승하다가 지나치게 올라버려 오히려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옐로칩이 조정을 받으면 지수도하락세를 피할 수 없다"면서 "다음주 초반부터 조정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정보팀 과장은 "시가총액과 고객예탁금 대비 거래대금이나 상승종목의 분산 등을 감안할때 지표로는 과열권이 아니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오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계속 파는 상황에서 지수가 큰 폭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살까 말까. 팔까 말까 전문가들은 장기적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므로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하되 종목선정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한증권 박 팀장은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등 대표종목을 제쳐두고 개별종목의 선전만으로 크게 올라가진 못한다"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으로 약세인 틈을 타서 삼성전자를 저가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장 부장도 "1,000포인트 돌파의 주역은 삼성전자와 은행주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 증시의 대표인 반도체(삼성전자), 내수(신세계), 구조조정(은행) 관련주와 증권.통신. 코스닥 대형 우량주가 유망하다"고 권했다. 그는 "옐로칩 종목을 갖고 있다면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추가상승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금 수익을 덜 내더라도 추세가 꺾인 것을 확실히 확인한 뒤 파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또 SK증권 현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국민은행도 유망하며 현대차 등 옐로칩종목 보유자의 경우 상승세를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좋지만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덜오른 1만원대 중저가주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호전된 1만원대 초반 종목은 재평가를 받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주가 탄력성이 클 수 있는 만큼 이미 꽤 오른 종목이라도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