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장이 사상최고치에 이른 고객예탁금을 발판으로 다음주(3월18∼22일) 900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번주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기관과 개인의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중요한 저항선인 850은 물론 860선까지 넘어서는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실탄'이 몰리면서 기관화 장세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고객예탁금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급여건이 좋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심상치 않은 점이 추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8거래일째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무려 1조1천3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전체 순매도액인 1조287억원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와함께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증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에 힘입어 상승하기는 했지만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우지수는 10,600선을 회복했지만 나스닥지수는 여전히 1,900선 아래에 머물러 있다.. 반면 고객예탁금규모가 지난 14일 현재 12조7천349억원으로 종전 최고기록인 2000년 3월10일의 12조4천601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특히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의 매수공백을 메우면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무려 1조4천12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가볍게 소화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추가 상승 여부는 기관 매수세의 강도와 함께 외국인 매도세가 얼마만큼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따라서 주가지수는 최대 890까지 상승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는 830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가격 하락과 미국증시 불안 등으로 외국인이 집중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관과 개인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매수공백을 훌륭히 메우면서 지수를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현재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기 때문에840∼850선을 지지선으로, 900선을 저항선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중저가 옐로칩을 위주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