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유령회사에 투자하고 외국인 경영진이 잠적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옵셔널벤처스의 전 대표가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형사9부(신남규 부장검사)는 15일 옵셔널벤처스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해 이 회사 전 대표이사 김모씨가 지난해 12월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 소재를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작년 10월말 사기 혐의로 L 전 의원과 함께 검찰에 고소됐으나 고소가 취하돼 지난 1월 최종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은 옵셔널벤처스가 작년 투자대금(211억) 중 180억원을 실체를 알 수 없는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 회사 직원들을 조만간 소환, 투자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이 회사 최대주주인 블랙스톤 인베스트먼트 등 외국계 주주들이 단기차익을 챙겨 종적을 감춘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자본금의 5.2%인 46억원의 퇴직금을 챙긴 뒤 잠적한 스티브 발렌주엘라 전 대표이사의 신원도 추적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가 사실상 도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과 함께 회사직원 등을 상대로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광주은행 자회사인 광은창투가 전신인 옵셔널벤처스는 작년 5월 미국계 펀드인 옵셔널벤처스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외국계 펀드가 대주주로 등장하면서 경영진이 모두 외국인으로 교체됐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