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약주 "백세주"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순당은 "기술주"가 버티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내수 실적주의 명성을 잇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94년 시장에 나온 백세주의 선풍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실적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주류시장에서 백세주의 시장규모는 지난 97년 0.2%(90억원)에서 98년 0.6%(2백80억원) 99년 1.2%(6백67억원) 2000년 1.5%(9백13억원) 등으로 급성장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96년 41억원에 불과했던 국순당의 매출액도 98년 2백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9백84억원으로 5년만에 무려 24배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작년 영업이익(3백6억원)과 순이익(2백29억원)이 전년 보다 각각 83.7%와 82.7% 가량 급증했다. 올들어 지난 2월까지의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 보다 62% 늘어난 2백4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백세주는 6조1천억원에 달하는 주류시장에서 지난해 2.3%의 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백세주가 성공한 것은 독한 술 보다는 저도주를 선호하는 쪽으로 술 소비 문화가 변한 데다 여성들의 음주가 늘면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엄청난 판촉및 홍보 효과를 가져다준 "오십세주"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특허 우수한 기술력(특허 7건)과 마케팅 능력,독자적인 유통망 확보 등도 한몫했다. 수익성이 높고 재무구조가 뛰어난 것도 실적 호전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33%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어느 정도 갚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무려 1,829.83배에 달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7.51%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60.22%에 불과하다. 사내유보율이 1,343.06%에 이른다. 오는 6월 하순께 전환이 가능한 75억원의 전환사채(CB.40만주)를 빼면 차입금이 없다. 지난해 이자수익만 전년 보다 12억원 늘어난 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 보다 32.4% 가량 늘어난 1천3백2억원으로,영업이익은 16.7% 증가한 3백58억원으로 잡았다. 올해부터 "백세주 마을"이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올초 강원도 횡성에 제2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등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2백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하루 40만병(3백75ml 기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완공되면 경기도 화성에 있는 기존 제1공장(하루 20만병 생산)과 합쳐 하루 60만병의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실적 호전에 따라 올해 배당금은 작년(4백51원) 보다 27.5% 증가한 5백75원으로 정했다.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재무제표와 배당금 지급 계획 등을 승인할 계획이다. 기간 만료로 지난 4일부터 벤처기업부에서 일반기업부로 소속이 변경됐지만 국순당은 주류업계에서 처음으로 벤처로 지정된 기록도 갖고 있다. 주가안정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3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취득신탁계약 계약기간을 체결한 상태다. 외국인 지분율이 20%에 달할 정도로 외국인투자자의 관심도 높다. 회사관계자는 "발효기술 분야에 노하우가 많은 만큼 언제든지 신제품을 출시할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오는 2004년까지 백세주가 2천6백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 가능성이 커서 당분간 백세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