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현대중공업[09540]이 여전히 계열사 문제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이닉스반도체가 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채권단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했던 현대중공업의 하이닉스 지분 3.4%(3천400여만주)가 이날(14일)로 9개월간의 매도제한에서 풀린다. 당시 하이닉스가 계열분리되기 위해서는 중공업을 비롯한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 계열사가 보유한 하이닉스 지분을 계열분리 요건 이하로 낮춰야 했으나 단기간내 처분이 어려워 차선책으로 채권단에 의결권을 위임, 9개월간 처분을 제한키로 했었고 14일에 제한기간이 풀리게 된 것.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은 보유중인 하이닉스 지분을 매도기한내 처분해야 하나 지분 매입단가와 현재 하이닉스의 주가의 차액을 감안할 경우 수천억원대의 매각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의 하이닉스 지분 주당 매입단가가 1만7천240원이므로 하이닉스 주식의 13일 종가(1천655원)를 기준으로 한다면 매각손실은 무려 5천217억원에 이르기때문.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대차대조표상 자본조정을 통해 하이닉스 지분처리 손실액 5천억원 가량을 반영, 올해 이로 인한 기업가치 변동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분매각에 따른 손익계산서상 손실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올해 큰폭의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을 기대하고 있음에도 불구, 경영실적 달성에 적지않은부담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7조4천42억원의 매출과 5천3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계열사 투자자산에 대한 손실 4천100억원 때문에 7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야 했었다. 하이닉스 지분 처리 문제와 함께 하이닉스의 미국생산법인인 HSMA에 대한 구매이행보증건 문제도 올해 이 회사의 큰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 LG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계열분리를 성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지 않는 것도 하이닉스 등 계열사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과의 인수협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중공업측의 부담은 한층 덜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