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에 합류함으로써 조만간 협상타결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러나 마이크론측의 입장이 매우 강경해 여전히 쉽게 낙관할 수는 없다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양측이 협상 타결을 위해 견해차를 좁히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점은 여러 군데서 감지된다. 그동안 자문기관을 통한 실무적인 협의와 박 사장의 방미 협상을 통해 일부 진전도 이뤄졌다. 마이크론이 대금으로 지급할 주식의 가격산정 기준일을 양해각서(MOU) 체결 직전 10영업일 평균으로 하기로 의견을 좁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주식매각 제한에 대해 1년 정도로 제한기간을 줄이기로 한 것도 진전중 하나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남아 있는 점이 문제다. 채권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직 타협점을 못 찾았다"며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이 채권단을 부른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답답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특위의 다른 관계자도 "몇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차이가 굉장히 많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마이크론이 지원을 요구한 15억달러의 금리와 만기, 추후 발생하는 우발채무 처리문제 등이 남아 있는 핵심 쟁점. 채권단은 마이크론에 대한 지원 금액을 늘릴 수는 있지만 실세 금리에 근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마이크론은 우대금리 이하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측은 '매각 우선'이라는 전략을 정해 놓고 추진하고 있으나 마이크론의 강경 입장에 부딪쳐 있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결국 채권단으로서는 협상을 타결시키거나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김성택.하영춘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