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안시장은 크게 부진했다. 시장규모는 연초 3천억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1천6백억원대에 그쳤다. 정보기술(IT) 경기침체로 보안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데다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의 시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IT 경기호전,정부의 보안분야 투자증가,정보통신기반보호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천5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핵심 보안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공개키기반구조(PKI)와 금융권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상사설망(VPN)이 고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PKI·VPN 분야 유망=올해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보안분야는 단연 PKI와 VPN이다. 대우증권 조점호 연구원은 올해 국내 PKI와 VPN 시장이 작년보다 각각 85.6%,88.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PKI는 전자복권을 비롯 통합인증권한관리(EAM) 싱글사인온(SSO) 전자입찰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핵심 보안제품으로 자리잡아 갈 것으로 예상됐다. PKI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인증기관에서 부여받은 공개키와 개인키를 사용,안전하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해 주는 인프라다. PKI 성장에 힘입어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66.6%와 87.6%씩 늘어난 2백60억원,1백9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VPN시장도 올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위축된 수요가 올해로 이전되는 데다 금융권 백업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퓨쳐시스템은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IDS·바이러스백신도 꾸준한 성장=침입탐지시스템(IDS)과 바이러스백신 분야는 올해 각각 48.2%,36%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IDS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IDS 제품에 대한 정부의 K4인증을 계기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증권 심준보 연구원은 "정부부문에서 IDS 구매 예산이 책정돼 올해 중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최초로 IDS부문 K4인증을 획득한 인젠은 올해 이 분야에서만 2배 가까운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러스백신 분야는 올해에도 안정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성숙돼 있어 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보안분야 '대장주'인 안철수연구소는 일본시장 진출,통합보안제품 출시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