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은 미국 월가에서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대표적인 우량기업으로 꼽힌다. 국내보다 나라밖에서 평판이 더 좋은 셈이다. 이같은 평판은 강력한 시장지배력에서 나온다. 이회사는 세계 소전(素錢:액면가와 그림이 새겨지지 않은 반제품 상태의 동전)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 기념주화 공급을 계기로 세계 1위의 소전생산업체 풍산은 2,3위 업체인 독일의 DN유로코인스(24%)와 영국의 로열민트(14%)를 멀찌감치 따돌린채 질주하고 있다. 풍산은 지난 98년부터 유로화 소전을 공급하고 있다. 동제품 생산은 세계 3위 업체다. 경쟁력의 비결은 주조에서 가공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갖춘 거의 유일한 업체라는 것. 지난 68년 창업이후 비철금속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데다 자체 금형설계,제작기술을 갖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뛰어나다. 합금용해,주조기술과 압연기술 역시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다. 해외의 평판과 달리 증시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풍산이 최근 증권사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풍산 주가의 발목을 붙잡았던 미국 현지법인 PMX의 영업이익이 지난 1월 흑자로 전환,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 게다가 하반기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것도 대표적인 경기수혜주인 풍산의 실적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요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풍산에 대한 "매수"의견을 담은 리포트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삼성증권,굿모닝,LG투자증권,한화증권등 4개 증권사가 동시에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PMX는 올해 약 5백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풍산 관계자는 "지난해 1천5백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PMX가 지난 1월 영업이익에서 약 1백22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미국 정부와 주화용 소재에 대한 5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약 5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와 같이 PMX가 풍산의 주가에 부담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침체와 미국법인의 부담에도 불구,지난해 실적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9천8백52억원으로 4.92%,영업이익은 1천6백23억원으로 13.25% 증가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익은 미국법인인 PMX의 적자로 지분법평가손실로 직전년도보다 줄어 각각 9백39억원,5백65억원을 기록했다. 풍산은 그동안 실적을 축내던 지난 1월 PMX의 영업이이익 흑자전환과 경기회복을 계기로 올해 예상실적을 높혀잡고 있다. 매출은 1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천5백억원,8백76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회사 남상구 과장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동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실적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주가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말 9천원대의 주가가 30%정도 상승,1만2천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주가전망도 밝다. 6일 한화증권은 1만9천3백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삼성증권과 LG투자증권도 각각 6개월 목표주가를 1만7천원,1만6천원으로 높혀 잡았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