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중 하나다. 생산능력면에서 세계 1위다. 국내 유일의 일관생산업체다. 국내기업중 가장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의 지분율이 60%를 넘는다. 초우량주라는 말이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포철은 생산능력면에서 엄청나다. 연간 생산능력은 총 2천8백만t이다. 국내 조강생산량의 65%에 달하는 물량이다. 지난 2000년엔 일본의 신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러나 포철의 지난해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외형이나 수익 모든 면에서 고전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 이상 줄었다. 영업이익은 31% 감소했다. 순이익은 50%나 떨어졌다. 철강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했다는게 주요 원인이었다. 지난 2001년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철강업체들엔 최악의 한해였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국제 핫코일가격이 저점을 찍고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석탄 등 원자재의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투자비용 역시 영업에서 번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출하관리 개선 등 원가절감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올해 거둘 원가절감액은 작년의 2천3백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포철은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포철의 올해 실적은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올해 실적이 어느정도 호전될 것이냐 하는 점에는 변수가 있다. 미국이 철강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한 것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포철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지난해 31만t에 불과했다. 총생산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대미 수출물량은 미국 현지 합작회사인 UPI에 공급되는 것이다. 부과되는 관세의 50%를 UPI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내부적으로는 제1고로의 내화물 교체작업으로 올해 조강생산량의 일부 감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원가절감 효과 등으로 순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줄더라도 이익은 늘어난다는 뜻이다. 특히 오는 2003년부터는 포철의 실적호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상승을 불러온 국제적 과잉공급 현상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간, 업체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올해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들어가면 설비투자의 증가로 내년 철강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포철을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포철이 올해 1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내년에는 1조9천억원으로 이익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상이익은 1조2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 당기순이익은 8천6백억원에서 1조1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적이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아직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다. 대한투신은 포철의 적정주가를 19만원대로 책정했다. 대만의 차이나스틸이나 일본 신일철에 비해서 기업내용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국제 핫코일가격이 상승하면 포철의 주가는 급등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경기회복 신호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게 소재산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최대의 철강생산업체라는 점에서 해외의 다른 업체보다 주가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