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높여라" 동부제강이 설정한 2002년 "경영테마"다. 실속없이 덩치만 키우는 외화내빈식 경영을 걷어치우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경영 방침에서 이같은 구상은 잘 드러난다. 동부제강은 올해 매출목표(1조3천2백65억원)를 지난해보다 8.2%나 낮춰 잡았다. 겉으로 보면 마이너스 성장이 목표가 된 셈이다. 그러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최근 수년간 6%대에 머물고 있는 영업이익률을 올해 8%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다시말해 올해는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1%나 늘어나는 1천56억원을 거둘 계획이다. 동부제강이 이같은 알짜 경영을 자신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4분기 3.4%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4분기 8.4%로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9%로 높아졌다. 지난 2000년 세운 아산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의 합격률이 90%를 웃도는 등 제대로된 생산시설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고금리율 차입금은 대부분 상환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저수익성 기업 리스트에서도 빠져나왔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가시화되고 있는 수익성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은 올 사업계획서 구석구석에서 배어있다. 먼저 부가가치가 높은 차별화된 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수익성이 낮은 냉연강판의 생산량(68만톤)은 14%이상 줄이는 대신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석도강판(식음료 캔 제조용 강판)의 원료(석도원판) 생산량(35만톤)은 20%이상 늘리기로 했다. 또 기술경쟁력을 갖고있는 초박막 압연,이너실드,브라이트 등 마진률이 높은 전략제품의 매출비중을 지난해 15%에 올해 21%로 높일 예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외부환경도 나쁘지 않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지난해말 t당 최저 1백80달러선이던 국제 강판가격이 현재 1백90달러로 높아졌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메이저 업체들이 공급과잉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대규모 합병 및 생산시설 폐쇄 등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가격 상승은 올 하반기이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동부제강 주가는 이러한 재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2천원대이던 주가가 단숨에 4천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000년 9월이후 1년이 훨씬 넘게 2천원대의 박스권에 묶여있던 주가가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익성과 재구구조가 꾸준히 좋아지는 상태여서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한 종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망이 모두 밝은 것만은 아니다. 당장 미국이 들고 나온 "201조 수입규제 관세"가 문제다. 동부제강은 그러나 미국 규제의 영향권에서 상당부분 벗어났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부제강은 미국의 규제 방침이 정해지자 수출물량의 80%를 차지하던 냉연강판 제품의 미국수출은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냉연강판 생산라인은 기술력 있고 수익성도 높은 석도강판용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되면 전체 매출에서 미국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에서 올해 1%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말 현재 1조1천억원선인 부채는 올해 1조1백억원대로 줄어들고 이자비용도 올해 20%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