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를 갖고 싶으면 기아차 주식을 먼저 사라" 최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분석보고서 제목을 이같이 달았다. 레저용차량(RV)인 쏘렌토(Sorento)를 선보인 기아차의 기업가치가 앞으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쏘렌토는 그동안 수익성 있는 차종의 비중이 낮다는 기아차의 약점을 해소해줄 선봉장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들어 기아차의 주가는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일 종가는 작년 연말보다 32% 상승한 1만1천7백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엔 장중 1만2천3백5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기아차의 주가흐름이 좋은 것은 기업내용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때 부실기업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현대차에 인수된 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우량기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게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아차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4.3% 증가한 12조3천5백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9% 늘어난 5천2백22억원,당기순이익은 67% 증가한 5천5백22억원에 달했다. 창사이래 최대 성적표다. 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1%로 전년도 10.7%보다 크게 좋아졌다. 부채비율은 2000년 1백66.8%에서 작년말 1백48.7%로 낮아졌다. 실적 못지않게 재무구조도 좋아진 것이다. 증권사들은 기아차 상승의 모멘텀을 쏘렌토로 보고있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못하던 SUV(스포츠형 다목적차량)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쏘렌토는 지난 2일 판매에 들어간지 4일 동안 8천2백79대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 1주일안에 1만대 판매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3월에만 2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란게 회사측의 전망이다. 따라서 쏘렌토에 거는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수출증가에 따른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고 월드컵,대통령선거 등 사회적 행사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쏘렌토 출시를 통해 수출시장에서도 SUV 전문 메이커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를 내수 44만대,수출 52만2천대 등 총 96만2천대로 잡았다. 작년보다 6.6%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12.5% 증가한 13조9천억원,세전이익은 8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특히 수익성 개선과 시장점유율 회복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해 4.2%였던 영업이익률을 올해 7%로 높일 계획이다. 2000년 29%에서 지난해 27%로 감소한 시장점유율도 올해 3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증권 김학주 수석연구원은 "쏘렌토 판매로 증가하는 매출목표가 지난해 전체매출의 15.4%인 1조6천8백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쏘렌토 판매를 통해 올해 경상이익은 2천22억원,EPS(주당순이익)은 3백84원 높아지는 효과를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수익성 높은 차종의 판매비중확대에 힘입어 ROIC는 지난해 9.1%에서 14.5%로 상승,단위당 기업가치가 현대차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