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반도체 관련주의 재부상 속에서 연중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경제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가격부담도 높아지면서 이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이 반등하며 상승 가능성을 보이고 증시 주변 자금 유입, 반도체 관련주의 주도주 부상 등을 고려할 때 시장의 흐름은 견조한 상황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단기 상승에 따라 차익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증시주변자금 증가에 따라 실적호전 블루칩을 중심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선물옵션 트리플위칭데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나 급락 우려감보다는 수익률 확보 가능성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델타투자자문의 박상현 이사는 "다음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850선에 대한 경계감이 없을 수 없다"면서도 "8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예견하는 시각이 없는 상황에서 변동성은 생길 것이나 조정을 받고 가야 탄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7일째 연중최고치, 장중 850선 돌파 = 6일 종합주가지수는 843.06으로 전날보다 1.11포인트, 0.13% 상승 마감, 연중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종합지수는 장중 850.61까지 상승하며 지난 2000년 7월 10일 856.83 이래 약 20개월 최고치를 세웠다. 개장초 837선까지 조정을 보였다가 장후반 견조한 흐름이 이어져 닷새만에 양봉을 봤다. 코스닥지수도 84.14로 전날보다 0.52포인트, 0.62% 오르며 닷새째 올랐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105.35로 0.10포인트, 0.10% 상승, 사흘째 올랐다. 장중 106.85까지 올라 고점 돌파를 시도했다가 경계매물이 밀렸으나 상승세는 유지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보이다 마이너스 0.22의 백워데이션으로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우위를 보이다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수는 비차익 1,210억원을 위주로 1,726억원이었고 매도는 1,131억원을 중심으로 1,47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순매매 기준으로 매수와 매도를 병행하면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조정의식이 장에 퍼지면서 장후반으로 갈수록 하락종목이 증가하며 상승종목을 상회했다. 외국인은 전날 3,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기세를 접고 279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장중 순매수하다가 경계감에 22억원을 순매도, 여드레 연속 순매도했다. 기관은 순매수 기조를 이었으나 최근 단기 상승에 따라 차익매물을 내놓는가 하면 추가 상승에 대비해 매수도 늘리는 등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 위주로 장에 접근했다. 이날 삼성전자 역시 개장초 차익매물이 출회되기도 했으나 반도체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며 사흘째 올랐다. 마이크론과의 협상 불투명으로 시장의 이목에서 이탈했던 하이닉스가 2월까지 영업흑자 전환을 재료로 재부상하며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하이닉스는 2,100원으로 7% 이상 오르며 사흘째 상승했다. 거래량은 거래소 거래량의 절반에 다소 못미친 4억1,900만주에 달했다. 하이닉스 거래량이 급등하면서 거래소 거래량이 8억9,900만여주로 지난 1월 10일 10억5,700만주 이래 거의 두달만에 가장 많았다. 반면 포항제철이 미국의 철강수입관세 부과 문제로 차익매물과 함께 3% 가까이 하락했고 국민은행도 약세를 지속했다. LG투자증권의 철강담당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수입관세가 30%로 확정될 경우 단기적으로 수출 등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주당순이익에 변동이 없고 단기 급락한 뒤여서 저점 매수를 타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 미국 시장·반도체 추가상승 주목 = 시장은 단기 상승한 데다 다음주 선물옵션 트리플위칭 데이를 앞두고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면서 자체 수익률 확보를 위한 탐색 국면에 들어갔다. 시장을 보는 시각마다 다소의 차이점은 있으나 매수와 매도 일변도의 전략보다는 보유종목의 수익률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라는 시각이 많다. 대우증권 선물옵션마케팅부의 이종원 연구원은 "다음주 처음으로 선물옵션 트리플위칭 데이를 맞는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증시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매수차익잔고 청산도 무난할 것으로 보여 매도보다는 매수지연 쪽의 탐색 국면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일본 증시가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탐색하는 매수세도 견조해 매도 일변도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등과 인텔에 대한 투자등급 상향조정 등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조나단 조셉은 반도체 가격 상승을 거론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향후 30% 가량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박성민 트레이더는 "종합지수가 급등 뒤 처음으로 양봉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잔고의 절반 가량이 매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시장의 박스권이 상향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가 주도주로서 재부상함에 따라 시장움직임이 기민해지고 있다.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2월까지 흑자로 전환되는 등 기업들의 1/4분기 실적개선폭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큰 폭의 이익증대가 예상돼 39만원의 사상최고치를 돌파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최고치 39만원대에 불과 3만원 가량 밑돌면서 850선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반도체 주가가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어 보유가능성을 탐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