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의 가파른 주가상승으로 그동안 금융시장을 뒤덮었던 공포와 불안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3월말 결산을 앞둔 은행들이 주가하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경우 재무구조에 치명적 타격을 안게 되고 이는 금융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는데 주가상승이 도화선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주가 움직임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웠던 은행, 생명보험업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이대로만 가면 주식평가손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대형은행들은 닛케이평균주가가 1천엔 오르내릴 때마다 보유주식 평가에서 2조4천1백74억엔의 돈이 엇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9천6백86엔이었던 지난 2월 8일 약 4조7천억엔까지 팽창했던 평가손실이 지난 4일(1만1천4백50엔)에는 1조4천8백73억엔으로 단숨에 3조엔 이상 줄어들었을 정도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러나 지난 2월 27일부터 4영업일 연속 큰 폭으로 올랐던 최근의 주식 값을 "관제"(官製)주가라고 단정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규제를 강화한 일본 정부의 으름장과 증시 안정책, 그리고 디플레대책이 안겨준 일시적 상승무드였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시세차익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우에노 야스야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주가상승으로 3월 위기설은 일단 가라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불량채권등 일본 은행들의 시한폭탄은 아직 제거되지 않은 상태라며 구멍 뚫린 은행 자본을 메울 공적자금 추가투입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반대 입장에 선 로버트 펠트만 모건 스탠리 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위기는 주가위기가 아님을 바로 알아야 한다며 금융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 추가투입을 망설이지 말 것을 주장했다. 한편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은행, 생보사들의 주식평가손실이 전부 해소되는 닛케이주가를 1만2천65엔으로 보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