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 경기를 떠받쳐 온 전기·전자업체들이 이달말 결산에서 무더기 적자를 낼 것이 확실해졌다. IT(정보기술)불황과 9·11테러사태 후 미국시장의 수요급감,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특별손실 등이 주요 원인이다. 마쓰시타전기가 최근 2001회계연도 적자규모가 4천3백80억엔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히타치제작소 역시 4천8백억엔의 대규모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히타치의 적자규모는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추정해온 2천3백억엔의 두배를 훨씬 넘는 규모다. 소폭이지만 20억엔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던 미쓰비시전기는 7백억엔 적자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주요 전기·전자업체들은 소니 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줄줄이 적자 결산의 오명을 면치 못하게 됐다. 소니는 전자부문의 부진에도 불구,게임기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에 흑자가 약 1백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히타치의 예상적자 4천8백억엔은 99회계연도 결산에서 6천8백48억엔의 적자를 냈던 닛산자동차에 이어 일본 제조업체들중 사상 두번째로 큰 액수다. 히타치는 이에 따라 직원 감축대상을 원래 계획보다 5천명 늘려 오는 6월말까지 모두 2만9백30명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 고삐를 더욱 세게 당기기로 했다. 부·과장급 직원의 연봉도 5%씩 삭감,전체 인건비를 1천1백억엔 절약할 방침이다. 마쓰시타전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조기 퇴직에 따른 가산금 1천6백30억엔 등 총 3천5백억엔의 특별손실을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6조8천억엔으로 2000회계연도에 비해 11% 감소할 전망이다. 마쓰시타전기는 대규모 인력감축,사업부제 철폐,조직개편 등의 처방과 공격경영을 발판으로 내년 결산에서 반드시 흑자를 올린다는 각오다. 미쓰비시전기는 반도체 및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 사업 부진이 수지악화를 부채질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