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들로 월가가 상승바람을 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지난주 중반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공급관리협회(ISM,옛 NAPM)지수 상승을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3월 첫날 발표된 ISM지수가 54.7로 지난 200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선 것.이 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확장,50 아래면 경기수축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ISM지수가 이 정도 나오면 올 하반기 GDP(국내총생산)증가율이 연준리 목표선인 2.5~3%를 훨씬 웃도는 4% 안팎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이같은 낙관론을 반영,다우지수는 금요일인 지난 1일 하루에 2백63포인트 오르는 등 지난주 전체 4% 상승한 10,368.8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27일 이후 최고치로 '9·11'테러의 충격을 완전히 극복한 셈이다. 나스닥도 1일 4.1% 상승한데 힘입어 지난주 4.5% 오른 1,802.74를 나타냈다. S&P500도 3.9% 오른 1,131.78.S&P500(-1.4%)과 나스닥(-7.6%)은 아직 마이너스권이지만 다우는 연초대비 플러스(3.5%)권으로 올라섰다. ISM지수 이외에서 1월중 개인소비지출과 수익이 각각 0.4% 증가하고 건설투자도 1.5% 늘어나는 등 경기지표들이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부스르 카스만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명한 사인"이라며 "회복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들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은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하니웰 보잉 GM 듀폰 등 한때 '구경제'주식이라고 조롱받았던 우량제조업체들이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 올들어 15% 오른 것을 비롯 하니웰이 17% 상승했고 GM과 듀폰이 각각 13%,12%씩 치솟았다. 미국 최대 소매체인인 월마트가 지난주 3포인트를 더해 사상 최고치인 주당 62.81달러를 기록하는 등 소매 주택건설 자동차부품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가 호전되는 데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인식에서다. 펩시 P&G 등 소비재업종들도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나스닥 급등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장비업체인 노벨루스(Novellus)가 반도체경기가 회복중이라며 1분기 수익전망을 긍정적으로 발표하자 주가가 이날 하루만에 14%나 뛰었다. 필라델피아증권거래소의 반도체 지수는 11.1% 치솟았다. 하지만 기업들의 통신 등 첨단기술 투자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관련 주식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3대 무선통신업체인 AT&T와이어리스가 지난 1일 올해 매출과 현금흐름 전망을 부정적으로 발표해 주가가 1.5달러 하락한 8.6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