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체력이 좋아졌다' 과거 종합주가지수가 820선을 기록했을 때보다 현재의 증시 여건이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형 수익증권과 고객예탁금 등 시장주변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는 28일 지수가 820선을 돌파했던 지난 2000년 7월14일(827.95)과 지난달 27일(822.11)의 증시 주변 여건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형 수익증권의 수탁고는 3배 이상 늘었고 거래량은 두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상장사 수는 오히려 줄어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 개선된 시장여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비교 시점인 지난 2000년 7월의 하루평균 거래량이 3억주인데 반해 올 2월에는 6억8천만주로 2배 이상 늘었다. 거래대금도 하루평균 3조2천억원에서 3조8천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신권의 주식매수 여력을 나타내는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2000년 7월 2조원에서 지난 2월에는 7조2천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2000년에는 8조∼12조원을 넘나들었지만 올들어서는 꾸준히 10조원을 웃돌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비중이 29.7%에서 36.2%로 늘어난 점도 증시의 수급여건을 좋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어떤 종목이 많이 올랐나 =2000년 7월과 비교할 때 올 2월 보험업종의 주가가 1백9.44%나 상승,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속(82.94%) 운수장비(78.70%) 철강금속(66.49%) 은행(58.59%) 화학(38.69%) 증권(38.41%) 의약(26.19%) 유통(23.5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기전자 전기가스 통신 의료정밀 등은 2000년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롯데칠성이 5백31.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태평양(4백85.9%) 현대백화점(4백82.2%) 금비(4백40.3%) 근화제약(4백24.0%) 케이아이씨(4백2.2%)도 4백% 이상 올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92.8% 떨어졌고 인큐브테크 데이콤 다우기술 KEP전자 GPS도 70%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이 하락한 반면 국민은행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LG전자 신한금융지주 등은 올랐다. ◇ 투자전략 =업종대표주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대표주의 평균 상승률은 87.0%로 평균 상승률(39.0%)을 크게 웃돌았다. 롯데칠성과 신세계는 5백31.5%와 2백33.9%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호전된 우량종목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부장은 "수출보다는 내수가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백화점 홈쇼핑 음식료 업종과 실적개선 속도가 빠른 반도체및 반도체 장비와 LCD(액정표시장치) 자동차 업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증권주에도 3월 배당투자와 관련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릴 것 없이 실적이 개선되는 우량 종목을 찾아내 보유하는 바이 앤드 홀드(Buy&Hold)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