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현은 국내에 인텔 CPU(중앙연산처리장치)를 공급하는 유통업체다. 현재 인텔의 국내 대리점은 제이씨현과 삼테크 서경인터크 등 3개가 있다. 제이씨현의 매출중 CPU부문은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메인보드 사운드카드 비디오카드 스피커 등 컴퓨터 주변기기를 취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80년대말 전세계 사운드카드 시장을 강타한 "사운드 블래스터"를 국내에 공급,급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제이씨현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한 해였다.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은 물론 순이익에서 적자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년 매출액은 1천5백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의 51억원에서 마이너스 1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2000년엔 54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30억 이상 손실을 봤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전세계적으로 PC시장이 침체된데다 국내 시장에서도 PC 출하량이 20%나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또 4곳의 계열사로 인한 38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도 반영됐다. 제이씨현은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2000년 수준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PC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신규사업 부문에서도 적지않은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와 관련해 경영진을 재정비하고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중"이라며 "올해는 계열사로 인한 부담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 월매출은 1백22억원에서 12월엔 1백7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1월에도 1백38억원을 기록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매출목표액을 2천2백7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보다 43% 정도 불어난 수치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예상치도 각각 68억원과 55억원으로 설정했다. 제이씨현은 시장상황이 기대이상으로 호전돼 이같은 올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월 인텔은 노트북용 신형 모바일 CPU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이씨현은 인텔이 국내에 공급할 모바일 CPU 물량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바일 CPU시장은 최근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매출 증대에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실적호전 조짐이 나타나면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증권은 "이미 주가가 바닥권을 확인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비유통 사업쪽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제이씨현은 지난97년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차세대 기업용 전산솔루션인 씬 클라이언트를 자체 개발했다. 현재 매출 비중은 4%선에 불과하지만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벤처인 디티비로와 공동으로 인터랙티브 TV와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셋톱박스 사업에 공동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차이나넷컴과 2백80억원 규모의 셋톱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수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올해 제이씨현은 유통업체에서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으로서의 변신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